찬바람이 불어오니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깨가 서말이라는 전어도 아니고, 팔딱팔딱 뛰는 대하입니다. 

무창포해수욕장과 소래포구에서 대하축제를 하지만, 매일 바뀌는 시세와 번잡함이 싫습니다.

새우구이 냄새 가득한 실내에서 먹는 건 그냥 동네 식당에서 먹어도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 주말 여행 겸 새우소금구이를 먹으로 대부도에 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백화양식장


색을 통해 주소를 찍고 갔지만, 티맵 내비의 문제인지 논과 밭 사이길로 안내하더니 갑자기 목적지에 도착했다며 안내가 종료됩니다. 지도상 도착지는 저 멀리 있는데 말이죠.

사장님 말씀이 저같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네요. 티맵 이제 버릴 때가 되었나 봅니다. 


이 저수지 안에 왕새우 있다.


양식장은 처음인데, 비닐하우스 양쪽으로 저수지처럼 보이는 이 곳이 모두 왕새우 양식장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저수지가 잘 보이는 쪽에 앉았어요.

시야가 트이고 조용한 저수지 옆에서 먹으니 캠핑 온 기분이 절로 나네요.


이 가격은 현금가입니다.


가격은 새우 1키로그램 기본이 35,000원 입니다. 작년보다 가격이 올랐어요. ㅠㅠ

하지만 올랐다고 해도 너무나 저렴한 가격.

특히 소주와 맥주가 2,000원이라니... 운전을 해야하는 관계로 주류는 포기했는데, 아들이 저 옆 대리운전 명함을 제게 찔러 주네요. ^^;;;

괜찮아 넣어둬. 대부도에서 서울까지 대리운전이라니 재벌집 아들이로구나! 흐흐~


저 초장에 와사비 넣으면 짱 맛있어요.


저렴한 가격의 비밀은 셀프서비스기 때문이에요. 이게 기본상이고 따로 상차림비는 받지 않지만, 추가 채소와 양념은 셀프입니다. 


셀프 소금 양념 중인 새우님들... (묵념)


싱싱한 왕새우를 통에 가득 담아 오셨는데, 사진 찍을 새도 없이 냄비에 넣으셨어요...

양식장에서 갖 건져 올렸기에 새우들이 어찌나 힘이 좋은지 뚜껑이 들썩들썩 하네요.


 

늘 죽어있는 새우나 냉동 새우만 봤던 초등학생 아들은 그저 신기해 합니다. 

대하철이라지만 대하가 아닌데 대하라고 속이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진짜 자연산 대하는 수급이 넉넉치 않아서, 휜다리 왕새우를 대하로 알고 먹기도 하죠.

그런 기싸움 하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수족관에 오래있는 새우는 기력도 약하고, 짜요.


워낙 신선해서 옆테이블은 그냥 회로 먹었다.


한 번 냄비에 넣고 남은 절반입니다. 약 30마리 정도 되는 거 같아요. 크기 보이시죠?

게다가 어찌나 힘이 좋은지 뚜껑을 열자마자 한 마리가 튀어 올라서 놀랬네요.

옆테이블은 새우가 저 통을 엎어 버렸어요. 바닥에 도망다니는 새우 잡느라 소동이... ㅋㅋ



한참 반항하던 새우들이 잠잠해 졌습니다. 허리가 휘기 시작하네요. 



집에선 연기와 냄새 떄문에 해먹기 망설여지는 왕새우소금구이, 완성


다 익은 것 같으니 먹어 봐야죠?


1/2만 먹고 나온 왕새우 머리. 너도 쓰임새가 있을거야.


죄송합니다. 먹기에 바빠서 새우 속살 사진은 없어요. ㅠㅠ

남은 머리는 어떠신가요? 이 사진 찍고 한 판 더 구웠습니다.



맥주대신 콜라. 아들이 다시 대리운전 명함을 보여주네요.

넣어둬 넣어둬~ 


비싼 편의점 마아가린, 아니 모닝버터


검색충은 백화 왕새우 양식장 방문전 준비물을 적었습니다.

하지만 버터를 놓고와서, 대부도에 들어서면서 편의점에 들러 볶음용 마가린을 하나 사왔어요.

남으면 가져오려고 비닐팩도 챙겼습니다만, 비닐팩은 백화양식장에서 주시더라구요. 



쿠킹호일을 한 장 얻어, 버터를(이라고 쓰고 마가린이라고 읽는) 녹입니다. 


그리고 왕새우 머리를 넣어 뚜껑을 덮고 한 번씩 휘저어주면 왕새우머리 버터구이 완성. 

완전 바삭하고 고소해요!



2차전을 위해 화장실을 들렀다가 왔습니다. 여자 화장실은 아주 깨끗했는데, 남자 화장실은 더럽다네요.

초등학생 아들이 볼일도 못보고 다시 나왔습니다. 

아저씨들, 화장실 좀 깨끗하게 써주세요~



여기까지 와서 새우라면을 안먹을 순 없죠.

새우라면 1개를 시키니 왕새우 2마리를 넣어주십니다.

새우 머리를 더 넣으면 맛있다는데, 저흰 깔끔하게 새우만.



백화 왕새우 양식장에서는 신라면을 주네요. 초등학생은 매워서 덜어서 물을 타먹고, 저는 그냥 먹었습니다.




새우 데코레이션...



따로 그릇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종이컵에 덜어 먹었어요. 종이컵이 비좁도록 꽉찬 새우가 보이시나요? 밥을 싸오신 분들도 있던데, 저흰 준비를 안해와서 아쉽게 라면만 먹었습니다.



라면을 시키면 김치도 함께 주십니다. 저흰 열무김치였는데, 배추김치가 나올 때도 있다고 해요.

하지만 역시 라면엔 열무김치죠!

왕새우 1키로그램과 새우라면 1개, 음료 1개를 어른 1명과 초등학생 1명이 함께 먹었는데 딱 적당히 배불렀어요. 

이렇게 먹고 39,000원. 완전 저렴하죠? 



무엇보다 한 쪽엔 저수지, 한 쪽엔 코스모스 꽃밭을 두고 먹으니 소풍처럼 좋았어요.

사방이 뚫려서인지 애견동반도 가능하다고 해서, 다음엔 저희 치치까치도 함께 데려 가려구요.

배부르게 식사하고 저수지 인근을 돌며 산책하는 재미는 덤이죠.



돌아오는 길 시화 수자원공사 조력발전소 달전망대에 들렀습니다.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이 많았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연날리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거기서 만난 특이한 연입니다. 줌 최대로 당겼어요 ㅎㅎ



대하철을 핑계로 아들이랑 데이트 잘 했네요. 

언제까지 부모와 함께 다닐지 모르지만, 먹거리를 가족이 함께 하기에 가장 좋은 핑계거리 같습니다. 


다들 이번 주말엔 가족들과 함께 새우 드시러 가세요.


백화양식장 왕새우 : 010-9186-4586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 28-15



이 글은 제가 나중에 다시 찾아 보기 위해 적은 글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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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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