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렸을 때는 한글날, 국군의 날이 모두 공휴일이었는데,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휴일이 너무 많다며 슬그머니 폐지되었었다. 그리고 다시 작년부터 공휴일의 자격으로 다시 돌아온 한글날.


학생 때야 한글날이라고 교내 백일장이며,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자는 내용이며, 다큐멘터리로 분주하고 바빴지만 성인이 되고 보니 막연히 쉴 수만은 없는 날이 되어 버렸다. 



올 해 한글날 나는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 강의를 들으러 갔다. 아침 9시 30분 서소문 일대와 광화문은 조용한 듯 분주했다. 휴일에 방점을 둔 사람들은 가게문을 닫고, 또는 하루를 쉬며 거리의 적막을 한 자리 차지했다면... 한글날에 의의를 둔 사람들은 하나 둘 광화문 일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훌륭하신 세종대왕이 계신 곳으로.


광화문 근처, 시청 건너 덕수궁 근처에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이른 가을을 즐기려는 관광객들과 한글날을 준비하는 많은 시민 단체들.



그렇지만 아직은 한가했던 시간. 사람들이 적어 느껴지는 풍부한 산소의 느낌(ㅎㅎ)과 가을 아침의 바스락한 냄새가 좋았다.



이 가을이 떠나기 전에 다시 사진기를 들고 나가봐야 겠다. 비록 같이 걸을 연인과 친구는 없어도..^^



피아노를 조율하며 공연을 준비하시는 아저씨. 듣고 싶었는데, 강연 시간과 겹쳐 아쉽게 듣지는 못했다. 

이 날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힘드시진 않으셨을 지...



아무도 없어서 청량함이 느껴지는 덕수궁 돌담길. 연인과 함께 걸으면 헤어진다는데, 그래서인지 가족이나 친구 다위가 많이 보였다.


가을 녹음이 짙어간다. 지금 가면 더 초록은 노랗고 빨간 화장을 했겠지.


서소문청사겸 시립미술관 앞에서 만난 CNG 충전소.

CNG가 뭔지 몰라 찾아본 나는 초보 드라이버. 개인 천연가스란다. 천연가스는 버스만 가능한 줄 알았는데, 개인도 쓸 수 있구나..


공용자전거 대여 시스템. 지문을 인식해서 빌리는 건가 보다. 무료인가? 


신기했다. 다음에 빌려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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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5. 인스타그램 필터

해지기 전 삼성역 앞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하늘이었다.


이 하늘을 잊지 말자. 빛은 어디에서나 있다.

2014.07.10. 저녁 6시 40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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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강남역 뱅뱅사거리에서 근무했었다.

낯 선 도시, 낯 선 거리.

산도 없고, 나무도 거의 없고. 빌딩만이 산처럼 우뚝 솟은 강남역을 지나며 왠지 답답하고 서글퍼져서 눈물을 왈칵 흘리기도 했었다.

어떻게 하다보니 그 회사에서  PG쪽 사람들이 일부 분사하여 학동역에 둥지를 튼 이후로는 계속 7호선 라인만 이용하게 되었고, 잠시 지방에 살다가 올라와서는 주욱 5호선 라인만 3년 동안 다녔다.


다시 2호선을 이용하게 되면서... 처음 사당역에서 놀래서 우뚝 서버렸는데도 밀려서 강남역까지 출근했던 기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제 나는 그 때의 어리버리함은 없지만, 아직도 지옥철로 불리는 출근길 2호선을 타고 출근하게 된다. 2005년 C회사를 떠난 이후로 10년만이네. 


좋은건 이제 저녁에 강남에서 진행되는 각종 세미나를 듣기 편해진 거!

3월은 시작하기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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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4일.

로즈데이라고 꽃다발을 든 남자들이 간간이 보이는 강남역으로의 외출.

7:30분 강연을 놓치지 않기 위해 부랴부랴 달려간 과학기술회관 대강당은 인파로 넘실거렸다.


작년 유영만교수님 출판기념 강연 이후 거의 1년 만인가?

7시 10여분. 다들 저녁도 못먹고 달려왔을 텐데, 이미 만원 인파.

휴넷의 힘인지 아니면 강연자의 힘인지 알 수는 없지만, 활기와 기대감으로 가득찬 강연장은 나에게 기분 좋은 긴장감을 준다.



현장에서 나눠준 간단한 강사 프로필.

강사 : 박웅현 TBWA ECD

그 아래로 경력사항에 내가 잘 아는 광고와 카피들이 빼꼼히 채워져 있다.



7시 30분.

코리안타임 이런 것 없이 칼같이 시작하는 강연. 

여성 사회자분의 간단한 소개에 이어 예의 그 뿔테 안경과 모자를 쓰고 등장한 박웅현 ECD에게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소리가 들린다.


간단히 신간소개 부터 시작했는데, 신간은 중요한 8단어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①자존 ②본질 ③고전(classic) ④見 ⑤현재 ⑥소통 ⑦권위 ⑧인생


이 여덟가지가 모두 중요하지만 이 중 가장 중요하고, 또 오늘 강연의 주제가 되는 것이 바로

見 이라고 하였다.

창의력에 있어 見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오늘 말해주시겠다고 한다.


창의성이란 한 마디로 말하면 "어제 내린 눈"과 같다. 어제 창의적이었던 것은 오늘의 창의는 되지 못한다는 뜻.


또한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무 것인게 삶이라, 주변에 있는 것을 세심하세 바라보는 것에서 부터 창의는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팀장이란 사람, 아니 창의적인 사람은 말한 사람 조차 발견하지 못하는 말의 가치를 찾아내는 사람으로, 일상의 말 한 마디에 늘 예민하고 촉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아르키메데스도, 뉴턴도 갑작스럽게 인류에 기록될만한 창의를 발휘한 것이 아니라, 늘 생각하고 고민의 촉을 채우는 가운데 그 임계점(비등점)에 도달했기 때문에 그런 창의적인 발상이 가능한 거였다.


언젠가 경험했던 모든 것이 바로 창의성이며, 이를 발견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는 바로 "눈"이다.

이를 통해 박ECD는 많은 광고를 만들어 냈는데, 그 광고들의 공통점은 바로 '일상'이었다.




그리하여 박ECD는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에 나온

視而不見

聽而不聞 을 다시 꺼냈다.

보지만 보지 못하고, 듣지만 듣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아무런 창의성이 나오지 못한다.

앞 자만 떼서, 시청만 하면 창의성을 찾을 수 없다.

바로 견문을 해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제대로 보기 시작해야 보이고, 제대로 듣기 시작해야 들린다는 뜻.




생활속에서 제대로 보는 것은 바로 행복이다.

그리고 창의력은 일상속에 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책을 읽고, 인문학을 알아야 하는데 이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어야 겠다란 컴플렉스를 가지게 된다.


이런 컴플렉스는 벗어나서

好學深思 心知其意(즐겁게 배우고, 깊이 생각해서 마음으로 그 뜻을 아는 것)을 기억하자.

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어쩌면 내가 여기 적은 강연내용은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와 '책은 도끼다'에서 거듭 말하고 있는 바로 그 내용들일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예로 보여주며 뒷 이야기를 설명해주신다거나, 또 시와 그림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책에서 받지 못한 감동을 다시금 받게 되었다.


그런 세세한 이야기 까지 다 적어버리면 강연에 참석한 사람과의 경계가 없어지므로, 그런 것들은 나의 추억으로 삼고...


오늘 박웅현ECD가 예를 들어준 많은 것들 중, 기억에 남는 詩 한 편을 끝으로 후기를 마무리 할까 한다.


---------------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는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시인 안도현, "스며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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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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