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우리 새끼(미우새)로 잘나가는 배우 임원희. 미우새에서는 짠한 일상을 보여줘 임짠희라고 불리지만 그의 연기는 늘 코믹과 액션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조금은 순박하고 강렬한 외모 때문일까요? 임원희가 멜로 영화에 출연했다고 하면 의례히 '웃기는 감초 역할'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생애 처음 멜로 영화 주인공에 도전했다는데요~ 바로 조성규 감독의 영화 '늦여름(2018.10 개봉)' 의 민박집 주인 '정봉' 역할입니다. 

특히 늘 톡톡튀는 조연역을 하던 신소율씨가 임원희씨의 아내이자 민박집의 또 다른 주인인 성혜역을 맡았다고 해서 그 조화가 기대되었어요.


영화 후기를 먼저 말씀 드리자면 전 별 4개 이상을 드리고 싶어요. 

같이 간 초등학생 아들도 웃으면서 볼 수 있을 정도로 극 중 긴장감과 소소한 유머가 돋보였고, 자칫 막장으로 흐를 수 있는 스토리를 제주도라는 특징을 살려 잘 풀어나갔습니다.


아쉬운 점은 제주도의 풍광을 좀 더 담았다면 볼거리가 더 풍부했을 것 같다는 점이에요.



지난 금요일(10월 19일) 용산CGV에서 조성규 감독의 영화 <늦여름> 시사회가 있었습니다. 

평소 인도 예술영화를 즐겨보는 초등학생 아들도 기꺼이 동행했어요. 조성규 감독님 영화는 야하거나 폭력적인 내용이 없다는 믿음이 있어 안심하고 시사회에 참가했습니다. 


사진) 필자가 있는 쪽에도 이 이상의 팬들으 기다리고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이후 서울에서는 첫 상영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포토월 앞에는 한국 팬들과 일본 팬들이 꽤 오래 줄을 서서 배우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배우들과 친구들이 함께하는 시간. 포토월. 

제 자리가 좋지 못해 제대로 볼 수도 멀쩡한 사진도 없지만 신소율씨 너무 우아하고 여리여리 했어요^^


사진) 분위기 메이커 전석호 배우. 늘 큰 웃음을 준다.


배우들의 무대인사. 조성규 감독님과 전석호 배우가 무척 친해 보였어요. 영화가 꼭 흥행할 수 있도록 많이들 홍보하고 보러 와달라고 꼭 당부를 하셨답니다^^


늦여름 공식 포스터


영화 <늦여름>은 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 파노마라 부문' 초청작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영화들이 어마어마한 제작비와 CG가 들어가는 대작 위주로 가고 있고, 국내 영화도 대작 아니면 코메디 위주라 선택의 범위가 좁은 것이 늘 아쉬웠어요. 하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영화를 다져나가고 있는 조성규 감독님 응원합니다. 


조성규 감독의 영화는 연애의 종료 후 새로운 사랑과 옛사랑. 그 사이에서 갈등을 하지만 결국은 스스로의 방식으로 극복해 내는 상황에 포커싱 되어 있습니다. 


그 과정을 함께 웃고 즐기다 보면.. 과거의 인연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고 자신을 놓아주는 순간 새로운 인연이 찾아온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곤 합니다. 


출처) 다음 영화 <늦여름>


이번 영화에서 임원희와 신소율은 부부로 호흡을 맞추었습니다. 마음씀이 깊고 착하기만한 정봉(임원희), 그 옆에서 까칠한 듯하지만 합리적인 성격의 성혜(신소율)는 제주도에서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더위가 끝나가는 8월 말 늦여름. 이 민박집에 북디자이너 인구(전석호)가 숙박하게 되고, 같은 날 채윤(정연주)과 하서(권하서)가 머물게 되는데요.  알고보니 인구는 과거 성혜의 연인이었고, 채윤은 정봉의 직장동료이자 서로 좋아하던 사이였던 거죠.


출처) 다음 영화 <늦여름>


자칫 팽팽한 긴장감으로 막장으로 치달을 수 있는 일촉즉발의 순간. 

마냥 해맑은 채윤의 친구 하서와 윈드서핑강사(허동원), 의문의 예술가 고호은(조선묵)이 감초역활을 하며 스토리를 늘였다 당겼다 합니다. 


출처) 다음 영화 <늦여름>


서로가 서로의 비밀을 아는 순간. 현재의 마음이 다칠까요? 과거의 상처가 치유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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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제주도의 방주교회는 과거의 상처를 안고 제주도에 도달한 그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동시에 새로운 인연을 암시하게 됩니다. 

제주도 여행 때는 핑크뮬리가 예쁜 곳으로만 알았는데, 스크린으로 보니 너무나 아름다웠던 방주교회.


출처) 다음 영화 <늦여름>



결국 영업에 성공한 승수와 함께 나선 서핑에서 주인공들의 갈등은 최고로 고조되었다가 해결됩니다. 

과거를 잊고 살아가는 정봉과 성혜에 대한 울분과 질투도 잠시. 과거를 잡고 머물러 있는 건 자신들이란 것을 깨닫게 되죠. 그걸 놓는 순간 새로운 인연은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출처) 다음 영화 <늦여름>


누구나 한 번은 갑자기 떠난 연인, 사람을 다시 만나 이유를 들어보거나 욕을 퍼붓고 싶을 때가 있을 겁니다. 특히 그 사람이 너무나 잘 살고 있다면 나만 속상했다는 것이 더 화가 나죠. 


그런 사연이 있다면 이 영화를 보며 좀 더 감정이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식으로든 끝났음을 인정하는 순간 과거로부터 해방이 되죠.  상대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방되었다는 쪽이 맞을 것입니다. 


조성규 감독 영화는 그런 결말이 많습니다. 찌질한 상대의 모습, 과거를 놓지 못하는 나의 찌질함. 

그래서 인간적인 것 아닐까요.



<영화 늦여름 예고편>


조금 성숙한 자녀가 있다면 같이 보셔도 좋을 거 같은 영화 <늦여름>


뜨겁고 불쾌했던 여름이 지나가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마음의 평화도 찾아오겠죠.



마지막으로, 끝까지 배려가 깊으셨던 배우 임원희씨. 

초등학생과의 사진에서 몸을 숙이면서 눈높이를 맞추어 주셨어요.

멜로 연기도 좋았습니다. 멜로라기보다는 든든한 아빠같은 남편이자 차장님이었네요 ^^;


아마 대작들에 가려 개봉관이 많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극장에서 <늦여름>을 보시다면, 연인과 친구와 함께 보셔도 돈아깝지 않을 영화라 감히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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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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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인의 중간 연령이 41세라고 한다. 

어느새 나도 41살. 그간 많은 사랑하는 존재들을 떠나보내고 또 만났다. 어떤 인연은 '운명'이라고 생각하면서 반겼고, 또 어떤 인연은 '악연'이라며 밀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어떤 이별도 쉬운 것이 없었다. 악연이라고 밀어내는 일조차 내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가!



그 많은 인연들은 사람이기도 했고, 동물이기도 했고, 장소이기도 했고, 물건이기도 했다. 나와 시간와 추억을 공유하는 것이면 모두 인연이 아닐까. 

그리고 좋은 인연들과 헤어질 때는 "다시 다른 모습으로 나를 만나러 와주길" 바랐다. 

나의 사랑하는 토끼 "캔디"가 갑자기 죽었을 때도, 나의 동생 같았던 "봄"이가 서울 작은 아빠네 집 사촌동생들 따라 갔다가 영영 이별을 하게 되었을 때도, 그리고 친했던 선배와 친구가 죽었을 때도,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도. 




길가다 우연히 마주치는 꽃 한 송이, 날 물끄럼히 쳐다보던 길고양이, 내리쬐는 햇볕을 가려주던 구름 한 조각도 사랑하던 이들이 아닐까 설레어 본 적이 있다. 

그런 나의 기분 좋은 상상을 스크린으로 옮겨 놓은 듯한 영화 <어떻게 헤어질까>. 

조성규 감독의 두 번째 영화이며, 제 20회 부천판타스틱 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부문 초청작이다. 



지난 10월 2일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VIP시사회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기회를 놓칠 수 없어, 칼퇴와 함께 붕붕이를 힘껏 몰아 한강을 두 번이나 건너서야 간신히 포토타임 직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VIP시사회는 연예인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 



이번에는 서신애양한테 깜짝 놀랐는데, 방송에서는 좀 넙대대하게 나와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건만, 아니 실물은 인형이 따로 없었다! 방송국 카메라는 저 얼굴에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인가... ㅠㅠ


출연진들의 인사가 끝나고 103분의 판타지가 펼쳐졌다. 지난 번 <두 개의 연애>는 남자 주인공의 찌질함에 통쾌했다면, 이번 <어떻게 헤어질까>의 주인공인 남나비(서준영)는 정말 달콤했다. 고양이 속 영혼을 볼 수 있는 캐릭터지만, 실상은 강아지에 가깝다고 할까.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 없다는 말이 사실일게다.



남나비는 고양이들이 좋아할만한 직업을 가졌다. 바로 스시요리사. 비록 나중엔 스시 대신 해물탕을 끓이지만. ㅎㅎ 몸에서 나는 생선냄새를 고양이들이 좋아한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나는 왜 '첫키스만 50번째'가 떠올랐을까? 그 영화에서 드류 베리모어는 애덤 샌들러의 손에서 나는 생선냄새가 좋다고 했고, 거기서 부터 둘의 사랑이 시작되었다. 남나비의 몸에서 나는 생선냄새는 고양이들이 유독 호감을 표현하는것에 대해 일반 인간들이 의심하지 않는 설득요소가 된다. 


여주인공인 박규리는 전작 <두 개의 연애>에 이어 이번에도 기자. 박규리의 차가운 듯 쓸쓸한 캐릭터와 잘 어울리는 역할인 듯하다. (저런 미모의 기자라면 어떤 인터뷰도 성사시킬 듯!)


홀로 고양이 '얌마'와 사는 이정(박규리)의 옆집에 남나비가 이사오면서 영화가 시작이 된다.  



남나비의 절친인 김강현은 극중에서 어린이 교육교재를 개발하는 사람으로 나오는데, 어디서 많이 보던 캐릭터가? 우리집 초딩이 좋아하는 '처음교육'의 세이차트와 하뚱이가 아닌가. 

고양이를 좋아하는 착한 남자와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착한 남자의 우정이라니! 



여기서 나는 고양이가 처음교육의 세이펜을 물고 세이차트를 콕콕 찍어 인간과 대화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았다. 판타지라니, 그 정도의 상상은 허용되는 것 아닌가~ 배가 고플 때 FISH를 콕 찍고, 목욕이 하고플 때 BATH를 콕 찍고. 반려인간이 좋을 때는 LOVE를 찍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얌마의 마법 또는 마법의 술로 함께 살게 된 남나비와 이정의 행복에 갑작스럽게 들려온 얌마의 시한부 소식. 

이제 이들은 어떻게 이별을 받아들이고 헤어지게 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정의 아픈 상처를 남나비가 보듬어 줄 수 있을지? 

자세한 건 영화로 직접 보길 바란다. 자극적인 내용의 영화가 가득한 요즘, 이런 동화같은 이야기로 심신을 정화시킬 수 있는 기회랄까.. 서준영과 박규리의 비주얼 역시 정화요소.. ☞☜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예쁜 잔에 밀크티가 마시고 싶어졌다. 

바로 옆에 남나비 같은 이가 있으면 더 좋고, 얌마가 있으면 더더 좋고!! ♥



<어떻게 헤어질까(How to break up with my cat)>

각본/감독 : 조성규

출연 : 서준영, 박규리, 이영란, 김강현, 최희선, 백도빈

러닝타임 : 103분

개봉 : 2016년 11월 3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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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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