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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여행 첫날 보기▶ PIC 사이판 3박4일 여행기 - 크리스마스엔 사이판


전 날의 여독은 밤 새 풀고, 이른 아침 마젤란으로 갔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서인지 손님이 많이 줄었네요. 

마젤란에 들어서면 줄을 서서 자리 배정을 받아야 하는데, 여기서 미국식 정의(justice)를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인 입장에선 왜 이렇게 힘들게 할까? 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3인 가족과 10인 가족이 있습니다.

10인 가족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비어 있고, 3인 가족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없다면 한국은 뒤에 줄 선 고객에게 몇 명인지 묻고 10인 가족을 먼저 들여보내지요. 근데 여긴 철저히 순서대로 입니다. 3인 가족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생길 때까지 10인 테이블을 비워둔 채 계속 기다려야 하더군요. 참으로 공정하면서도 비효율적이긴 합니다. 

어쨌든, 이 날 아침은 단체 투숙객이 많이 빠졌는지 너른 테이블에 앉아서 먹었어요.


씨리얼에 뿌려 먹는 토핑입니다. 큼직한 건과일과 원당이 눈에 띄네요.

보통 조식을 먹으러 가면 전 꼭 시리얼을 먹는 편인데, 이번엔 먹지 않았어요. 대신 계란! 계란에 꽂혔습니다.


계란찜, 계란후라이, 스크램블드, 계란말이, 찐계란...

베이컨은 너무 짜서...ㅠㅠ 한 입 먹고 치웠구요, 김치는 소문대로 참 맛있었습니다. PIC사이판에 김치를 잘 담그는 요리사가 있다는 소문은 들었어요. 시원하게 맛있는 김치입니다. 외국까지 가서 김치를 먹을 줄이야!

그리고 가장 맛있었던 누들. 가쓰오부시육수에 미역과 장아찌토핑, 연두부를 올려먹는 간단한 국수입니다만 제일 맛있었어요. 


이 와중에 아들은 밥과 씨리얼을 섞은 씨리얼밥을 만들어 왔네요. 창의적이긴 하지만 맛은 없어서 죄다 남겼습니다. 아침에 가면 바나나와 우유를 같이 믹스한 음료가 있는데, 이것도 맛있어요^^



저는 결국 국수만 세그릇 먹었습니다. 국수 짱!



식후엔 유수풀을 돌았는데, 너무 추웠어요.

한국의 9월 초중순 날씨였습니다. 햇빛에 나가면 따뜻하지만 그늘은 추웠어요. 당연히 물도 차갑네요. 유수풀의 속도는 상당히 느린 편이에요. 중간중간 폭포라든가, 회전풀이라든가 이벤트 구역이 있어서 심심하진 않았습니다.


한참 화분을 키울 때 길렀던 여우꼬리. 햇볕을 잘 받아야 예쁘게 꼬리가 생기죠. 국내에선 이렇게 곱게 키우기 힘든데 여긴 빨간 꼬리를 화끈하게 유혹하네요. 유수풀 주변에 흐드러져 피어 있습니다.



메인 풀로 와서 놀았습니다. 슬라이드는 2개에요. 거북이가 있는 아동풀로 가는 것과 상어가 있는 일반 풀로 가는 것. 아동풀로 떨어지는 것은 슬라이드도 짧고 급회전 구간이 없지만, 일반풀로 떨어지는 건 슬라이드 내부가 꽤 격렬합니다. 처음엔 무서웠는데, 재밌어서 계속 탔습니다.

 대박

아이들은 구명조끼를 입어야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가끔 그냥 영유아들 데리고 들어가시는 아빠들이 있는데 안전요원의 호루라기 세례를 받을거에요.


하늘은 파랗고 가을 날씨인데, 오후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마나가하섬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전날  '고 사이판' 아저씨 때문에 빈정 상한 것도 있고 해서 그냥 <마이크로 비치>로 가서 흥정을 하기로 했어요.

일반적인 마나가하섬 투어는 1인에 30달러 정도입니다. 보통 오전 일찍 들어가서 오후 2-3시경에 나오기 때문에 저희가 도착하는 시간대면 섬으로 가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에요. 저렴하게 흥정해보기로 합니다.


숙소로 돌아가면서 제 아름다운 다리를 찍어 보았습니다. 쿨럭... 롱허벅지~


티갤러리아까지 셔틀을 타고 가서 15분 쯤 걸으면, 피에스타와 하이야트 호텔 앞에 마이크로 비치가 있습니다. 해변에 들어서자마다 삐끼들이 접근을 하는데요, 저흰 가장 적극적이었던 베네키와 계약을 했어요.

조건은 어른 각 15달러, 아이 10달러. 아이스박스와 돗자리 제공, 왕복 모터보트 픽업. 

마나가하섬은 일본에서 통째로 임대했다고 해서 입장할 때 환경세(라지만 실제로는 입장료)를 내야합니다. 셋다 5달러씩 냈네요. 현지 여행사 패키지로 가면 여기에 도시락까지 포함해서 1인에 30달러인데요, 저흰 PIC에서 도시락을 싸주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 없이 느즈막히 마나가하에 입장했습니다.(패키지로 가도 환경세는 개별적으로 낸다고 합니다)


삐끼들이 사람을 좀 더 모으는 동안 마이크로 비치에서 한가로이 일광욕을 즐겼습니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PIC가 아닌 저렴한 피에스타나 하이얏트로 예약해서 바다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것도 좋겠네요.


썬글라스로 얼굴을 최대한 가렸으니 수줍게 공개해봅니다.

우락부락한 저 팔뚝 어쩔거여 ㅠㅠ


마이크로 비치 바람소리...


그렇게 20여분을 기다린 끝에, 저희 외에 2팀을 더 태운 터프한 모터보트를 타고 마나가하섬에 입장했습니다.

바다색이 너무 현란하고 진해서 아찔하더군요. 세부에서는 각각 다른 빛의 바다라도 꽤 넓게 펼쳐져 있었는데, 이 곳은 짧은 거리에서 바다색이 자꾸 바뀝니다.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선착장 주변은 배도 많이 다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물고기가 한가로이 노닙니다.

대체로 여기 물고기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요.

줄줄이 대기중인 모터보트들.


반가워요, 마나가하!


태평양 전쟁의 흔적. 대포... 생뚱맞았지만 아이에게 이야기해줄 거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샤워시설이 부실해 보이지만 나름 유용했어요. 띄엄띄엄 여러개가 있어서 이용에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재떨이 주변은 가래침까지 더해져서 너무 지저분한데, 여긴 그닥 지저분한 느낌은 안드네요.

단 이렇게 좋은 곳에서 담배연기는 어울리지 않았어요. 제 주위의 일본인 한 분이 계속 담배를 피셔서 매우 괴로웠습니다. ㅠㅠ


해변가의 자유로운 영혼들. 외국인들의 일광욕은 과감하고 자유롭습니다. 부럽지만 저는 용기가 안나네요.^^


아이들이 놀다 떠난 흔적. 모래가 산호가 부서져 생긴 모래라 정말 하얗고 곱습니다. 단 뭉치지가 않아서 모래성 쌓는 건 힘들었어요^^

너무 하얗고 곱다보니 제 아이도 모래 감촉이 좋다며 모래 담아가고 싶어하더군요. 온 몸에 부비고, 냄새 맡고, 만지고 행복해지는 느낌.


쏴아... 촤르륵!

바닷물은 맑고 꽤 멀리까지 가도 2m가 채 안되었어요. 염분농도도 진해서 몸에 힘을 빼면, 영화속 처럼 몸이 바다에 둥둥 떠있을 수 있답니다. 


용기를 내서 스노쿨링하는 제 아이의 모습입니다. 저는 스노쿨링 장비가 없어서 그냥 물안경만 끼고 뛰어들었는데요, 그 정도로도 수많은 물고기들을 만지고 볼 수 있었어요. 

처음엔 들어가지 않겠다며 혼자 바닷가에 누워 하늘보며 쉬었는데, 들어가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 했었죠.

이번 여행 중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요. 마나가하섬 때문에 제가 다시 사이판에 오자고 했을 정도니까요.

장비없이 바다에 뛰어들어 오색빛깔 물고기와 어우러져 노는 경험은 제가 손놓았던 수영을 다시 배우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세부에서의 호핑은 기억도 나지 않는데, 마나가하에서의 그 짧았던 1시간여는 계속 기억에 남아요.

아, 지금도 두근거리네요..^^ 다시 가고 싶습니다...


아, 가실 분들은 빵조각을 들고 가서 바다에서 뿌리면 물고기가 많이 모여듭니다. 깊지 않아도 돼요. 가슴께 정도의 깊이에 바닥에 돌무더기가 있는 곳이면 OK. 너무 많이 뿌리면 바다가 오염되니까 한 조각 정도만.


PIC사이판 갤리에서 주문했던 도시락. 

열어보고 그만 실소가 터졌네요. 위의 사진은 어른 도시락, 아래는 어린이 도시락입니다.어른은 고기와 김치 뿐. 그나마 김치가 맛있어서 꿀맛이었습니다만....

어린이는 미래의 고객이니까요. 특별대접 당연합니다만... (속마음 : 차별받았어. 복수할거야! ㅎㅎ)


하지만 너무너무 추웠어요... 바람도 많이 불고,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죠.

중간의 표지판은 '이 곳엔 안전요원이 없으니 스스로 안전을 지키라'는 경고문입니다.


마나가하에선 야영객도 받고 있습니다. 다음에 사이판에 가게되면 이 곳에서 야영을 할까해요.

불빛도 없는 이 곳에 누으면 하늘에 별들이 쏟아지겠죠...

PIC 마당에서도 새벽 2시에 나와보니 은하수가 보이던데요. ^^


재떨이를 닮은 나무 뿌리.


베네키에서 제공한 아이스박스와 돗자리입니다. 매/우 부실했지만 괜찮습니다. 마나가하섬이 그 이상을 채워줬으니까요^^


약속한 4시는 너무 금방 돌아와, 다시 사이판 본토에 떨어진 우리들.

ABC마트 건너편에 있는 <아이 러브 사이판>에 들어갔습니다.

ABC마트보다 훨씬 다양한 기념품들과 더 좋은 퀄리티. 하지만 좀 고급스러운 다이소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게다가 가이드책에는 ABC마트가 생필품(음료나 주류)이 더 싸다고 했는데, 주류 여기가 훨씬 싸요! 참고하세요. 



아이러브사이판에서 구입한 기념품들.

사이판까지 와서 돌고래도 아닌 오리연필깎이를 사겠다며 고집피우시는 아드님. 물방울도 너무 크고 안이쁜데, 귀여워서 포기가 안되신답니다.

꽃핀은 너무 예뻐서 제 것을 사는 김에 지인 것도 같이 샀는데, 사고보니 Made in korea 입니다. 한국의 손재주는 세계가 알아준다죠...(선물인데.. 선물인데 ㅠㅠ)


언제나 감사히 애용하는 티갤러리아 셔틀버스입니다. 왠일로 새차가 왔길래 한 컷. 


저녁은 씨사이드 디너(스테이크 코스)가 예약되어 있습니다. 바베큐장 옆에 있는 레스토랑이에요.

씨사이드라고 하지만 밤이라서 창밖은 깜깜합니다..ㅇㅅㅇ


랍스터가 우리를 반겼지만, 전 사실 랍스터 요리가 특별히 맛있는지 모르겠어서 패스.


친절한 한글메뉴. 

PIC사이판이 운영되는 원동력이죠. 쿨럭~

전채요리로는 참치사시미를 시켰습니다. 


여긴 조명이 크리스마스랑 어울리네요. 아주 잠깐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보았답니다^^


온종일 물질을 하고 배가 너무 고픈 꼬꼬마는 뭐든지 오면 다 썰어먹어 버리겠다며 각오가 남다릅니다. 


식전 빵. 바질빵이네요. 맛은 so so.


참치 사시미입니다. 어린이코스는 전채요리가 없어서 아이와 함께 나눠먹었어요.

냉동이 아닌 생참치라 뭔가 쫀득합니다. 언니는 맛있다고 감탄하는데, 전 평범했어요. ^^;;


어린이코스의 안심스테이크. 고기가 얇습니다. 불맛이 살짝 나고 맛있었어요.

감자샐러드는 진짜 감자맛만 납니다. 당황했지만, 나름 고기맛을 살려주네요.


언니가 시킨 비프스테이크입니다. 크고 아름답습니다. 웰던으로 시켜서인지 좀 퍽퍽한 느낌도 있어요. 하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는 양갈비를 미디엄레어로 시켰어요. 직원이 정말이냐고 제게 세 번이나 확인하고 갑니다. 

제 추측으로는 한국인들은 양갈비를 잘 안시킨다, 그리고 '레어'로 잘 안시킨다라는 점 때문에 확인한게 아닐까해요.

한 덩이는 촉촉하니 겉만 살짝 익혀 부드러웠는데, 나머지 한 덩이는 웰던에 가깝게 익혀져 나와 매우 질겼습니다.

하지만 맛있었어요! 제 아이가 자기 건 버려두고 제 양갈비를 맛있다며 더 달라고, 더 시켜달라고 졸랐으니까요. 일단 냄새가 나지 않고, 소스가 양갈비와 잘 어울렸어요. 


어린이 후식인 아이스크림. 실내가 따뜻해서인지 금새 녹아 나중엔 후루룩 마셨다는...


언니의 후식인 스트로베리 파블로바. 흰자거품으로 만든 부드러운 머랭에 휘핑크림과 딸기소스가 뿌려졌습니다. 그냥 음..담백해요.


어떻게든 카페인을 섭취하겠다는 강렬한 의지로 주문한 라떼크림블랙+커피깔루아케이크.

맛있었어요!!! 


씨사이드라고 하니 밤바다 찍어봅니다. 

왼쪽에 점점이 보이는 빛은 군함이에요. 사이판 주위에 늘 상주하고 있는 미군함정입니다.

크리스마스라고 폭죽놀이도 하고, 쿵짝쿵짝 흥겨운 분위기^^


소화도 시킬겸 야간 산책을 했습니다. 

노래소리가 남자 목소린데, 여자가 부르고 있더라구요. 나중에 큰 사진으로 확인하니 남자분이 맞았습니다. 저보다 카메라 시력이 더 좋네요.


탁구장과 대형 체스판에서 한참을 놀다 들어갔습니다.

포켓볼을 치고 싶었는데, 너무 경쟁이 치열해서 3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순서가 돌아오지 않네요...

자기도 포켓볼이 치고 싶다며 큐대를 들고 깽판 치려고 하는 아드님을 뜯어 말리고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둘째날 소감

갤리 도시락 좀 심했어, 마나가하 좋아, 양갈비 좋아, 밤바다 예뻐, 새벽2시의 사이판 밤하늘은 은하수가 흐르는 별밭.


사이판 여행 첫날 보기▶ PIC 사이판 3박4일 여행기 - 크리스마스엔 사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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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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