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진천을 찾았습니다. 

우석대 광고이벤트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디지털마케팅 기획 운영에 관한 강의를 2회 진행하였는데, 가을에 물든 진천이 너무 아름답더군요.

그래서 다시 아이와 함께 진천을 찾아 갔습니다.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 당일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진천 농다리는 진천 시내에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진천 자체가 큰 도시가 아니라 진천 외곽이지만 10분이면 차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농다리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제일 처음 보이는 것이 인공폭포입니다. 


자연의 폭포가 아닌 인공폭포는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너른 미호천을 배경으로 쏟아지니 절경입니다. 

다만 인공폭포다보니 늘 물이 있는 것은 아니고, 중간중간 물줄기가 마릅니다. 저희가 도착했을 때 역시 수량을 조절하던 때여서 쏟아지는 물이 많지 않았네요.



진천은 생거진천이라고 합니다. 

옛날 추천석이라는 사람이 진천과 용인에 각각 살았는데, 용인의 추천석이 수명을 다해 저승사자가 데려온다는 것이 그만 진천의 추천석을 데려왔다고 합니다. 

저승에서 사실을 알고 급히 진천의 추천석을 돌려보내려 했으나 이미 화장을 치른 후라, 할 수 없이 용인의 추천석을 데려오고 그 몸에 혼을 집어 넣었다네요.  그래서 살아서는 진천에, 죽고나서는 용인에 살았다고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이라는 말의 유래가 되었다는 전설과 함께 내려오는 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진천은 비옥하여 농사를 지으며 살기 좋고, 용인은 지세가 좋아 사대부가의 산소가 많다고 해서 살아서는 진천에 죽어서는 용인에 뭍히는 게 좋다는 뜻이랍니다. 




농다리는 고려시대에 놓여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라고 합니다. 

직접 방문하기 전에는 징검다리 같은 것인 줄 알았는데, 돌을 쌓아 만든 다리입니다.

돌다리라고 하기엔 그 규모도 거대하지만,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미호천을 가로지르는 오래묵은 검은 돌들을 바라보면 하얀 백의를 입고 총총히 건넜을 그 옛날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농다리는 돌을 쌓아놓은 사이사이에 큰 상판석이 놓여 있습니다. 

총 길이 95미터라는데, 세워질 당시에는 붉은 돌로 음양을 맞추어 28수에 따라 28칸으로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검은돌처럼 보이지만 다시 들여다보니 모두 붉은 돌이었습니다. 

상판 아래로 지나는 미호천을 보면 사람의 편리함과 자연의 섭리를 모두 고려한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농다리 주변의 경관도 장관이라 이 가을 꼭 한 번 건너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네요.



고요하고 평화로워서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농다리에서 약 200-300m 떨어진 상류에는 징검다리가 있습니다. 검붉은 농다리와 대비되는 하얀돌이 여느 시골의 풍경 같네요.



저희는 농다리를 건너 초평호를 보고 오기로했습니다. 

초롱길과 임도 산드레길을 고루 걸어보는 것인데, 약 4km 코스로 가볍게 트래킹하기에 괜찮은 정도입니다.

다만 임도는 경사가 있어서 무릎 조심하세요. ㅠㅠ



농다리를 건너 초롱길로 올라가다보면 장수 및 말발자국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임장군이 농다리를 놓기 위해 큰 바위를 멘채 말을 타고 오다가, 그 바위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말과 장군의 발자국이 이 곳 바위에 새겨졌다고 해요.


아.. 대체 말은 무슨 죄!



직접 볼 수는 없지만 멀리서 확인할 수 있게 화살표로 표기해 놓았습니다. 말 발자국처럼 보이나요? ^^



산이 높지는 않지만 기세가 좋아서인지 중간중간 소원을 이루기 위한 돌탑들이 있습니다. 

산책길이 잘 닦여 있어서인지 소원돌탑들이 조형작품처럼 느껴지네요.



초평호 데크(야외 공연장)를 앞두고 저희는 생거진천 인공호 위에 보이던 농암정을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농다리를 위에서 내려다 보고 싶었던 건데요, 올라가다 옆을 바라보니 초평호가 절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올라갈수록 더 아름다운 풍경으로 만날 수 있는 초평호.

농암정까지 올라가는 건 10분도 안걸렸구요. 가을이 물러가기 전에 사랑을 나누려는 백가지 곤충들이 단풍마냥 붉게 달아 올라 있었습니다. 



농암정에서는 중부고속도로와 미호천을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초평호. 눈으로 담아 왔지만 그 시원한 감동을 전달해 드릴 수 없을 정도로 절경이었습니다.



초평호에는 한반도 모양이 숨어 있습니다. 사진기로는 다 담기지 않네요.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모양이 그림 같다는 진부한 표현으로 감히 표현해도 되나 싶습니다. 



#금빛귤#

전 해시태그 인간입니다. 



농암정을 내려와 쉼터와 하늘다리까지의 산책길을 걸었습니다. 

고추잠자리가 잡힐 듯 말 듯 산책길을 함께 해주세요.



다람쥐가 숨겨놓은 도토리를 찾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이렇게 숨기고 잃어버린 도토리들이 봄이면 싹이 돋아 푸른 숲을 이루겠지요.



산드레길로 접어들면 인공폭포까지 메타세콰이어길이 펼쳐집니다. 

평일이라 한적한 메타세콰이어길을 걸으니 옛날 이야기가 절로 나옵니다.



오른쪽으로 미호천을 끼고 걸어봅니다.



어느새 징검다리까지 돌아왔네요. 

짧지만 강렬했던 트래킹이었습니다.



농다리와는 다른 느낌의 징검다리를 걷다보니,

농다리를 통해 자연속으로 들어갔다가 징검다리로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 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마 이번 주말이면 진천도 단풍이 절정이겠지요.

더 늦기 전에 한 번 다녀오세요. 진천이 아니더라도 푸른 하늘과 붉고 노란 단풍을 만날 수 있으면 어디든 좋습니다. 


가을은 짧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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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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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불지옥이라 야외활동을 자제했습니다. 그래도 뭔가 아쉬워 지난 말복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을 다녀왔어요.

아무리 더워도 말복이 지나고 나면 바닷물이 차가워 지기 마련이고, 8월 15일까지는 휴가로 인한 성수기라 8월 16일은 바다로 떠나기 더 없이 좋은 날이지요.


서울에서 가까운 을왕리해수욕장을 두고 굳이 먼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이유는 '바가지요금 없는 해수욕장'이라고 홍보하고 있어서랍니다. 을왕리는 바가지가 너무 심해서 어느 계절을 막론하고 꺼려지는 곳이에요. 

반면 반신반의하며 다녀온 대천해수욕장은 정말 바가지 없는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특히 반려견과 함께 떠난만큼 여행이 위축될 수 밖에 없는데,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추억을 담아왔어요.

당일치기가 아쉬울 정도였죠.


장모치와와 여행대천해수욕장에 도착한 장모치와와 까치의 설레는 표정



1. 바가지 없는 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

정말 바가지가 없을까? 반신반의 했지만 너른 백사장에 원하는 장소에 텐트를 쳐도 누구하나 달려와 텐트 비용을 받지 않습니다.  다른 해수욕장들이 성수기 동안 텐트 설치 비용까지 받는 것 아시죠? 그런 불합리함이 없어 즐거웠습니다. 

다만 백사장 인근 녹지에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니 주의 하세요.


너른 백사장 어디에나 자유롭게 그늘막을 칠 수 있으니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다만 배달음식은 에러였어요. 짜장면 두그릇에 만원. 게다가 물놀이하면서 먹기엔 너무 적은 양이라 슬펐답니다.  


스티로폼 그릇에 절반도 채워지지 않은 5천원짜리 짜장면



2. 정찰제 파라솔 대여, 튜브 바람은 유료

약 20-30미터마다 파라솔과 썬베드 대여점이 있었어요. 

파라솔, 썬베드, 평상 등 대여는 모두 1만원 정찰제로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빌릴 수 있었어요. 

강매나 자리제한이 없어서, 파라솔만 빌려 자리를 펴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대여점에서 튜브 바람을 넣을 수 있는데, 작은 튜브는 1천원, 보트같은 큰 튜브는 2~3천원입니다. 

파라솔을 대여하신 분들은 그냥 서비스로 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혹시 귀중품을 들고갔다면 대여점에 있는 유료 사물함(3000원)을 이용하면 됩니다. 

귀중품이 아니라면 파라솔 대여시 상인들이 주욱 상주하며 지켜보기 때문에 조금 안심하시고 해수욕을 즐기셔도 될 거 같아요.




3. 아쉬운 샤워시설

대천해수욕장으로 떠나기 전 공용 샤워시설을 정비했다고 해서 기대감을 안고 갔는데, 일단 저희가 있던 15번 구역에서 너무 멀었구요. 시설이 낙후되었습니다. ㅠㅠ

요금 받는 분 남자분이셔서 여자인 저는 샤워장 입구에 남자분이 있으니 놀랬구요. 13세 미만은 1000원, 그 이상은 2000원인데 세상에, 찬물 샤워였어요!

게다가 탈의실 사물함이 고장이 나서 잠기지가 않더라구요. 지갑을 다 넣어놓고 샤워하러 가려니 불안했답니다. 


공용 샤워장이 모래사장에 위치해 있어 다시 모래가 뭍을 거라 정말 2-3분 대충 모래만 씻어내고 나왔는데 2천원 아까웠어요. 게다가 고장난 샤워기가 많았어요.

주차한 곳으로 오다보니 인근 상점에서 온수샤워를 제공하고 2,000원을 받더라구요. 공용샤워장에 사람이 없는 이유를 알았어요. 이 부분이 옥의 티. 대천해수욕장 내년에는 샤워시설 보강해주세요!


장모치와와 까치가 모래냄새가 좋은지 모래목욕을 했다. 하지만 바다에 들어갔다 나온 나도 모래범벅. 샤워기로 시원하게 씻어내고 싶었는데...



4. 바가지 없이 풍족한 인심, 상인들

대천까지 왔으니 조개구이를 안먹을 수 없겠죠.

바람잡이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흰 주차한 곳 바로 앞 대천횟집으로 갔어요.

보통 무한조개구이를 시키지만, 저는 입짧은 초등학생 1명과 저 뿐이라 그렇게 먹기엔 아까웠거든요.

사장님이 3만원짜리도 충분할 거라고하셔서 들어갔는데...


이게 삼만원이라니. 보이는 게 끝이 아니었다.


3만원짜리 양 좀 보세요. 넉넉하다 못해 남기고 나왔답니다. (남기고 온 것 다음날까지 생각났어요..) 

수조에 오래 담겨 있는 조개들은 짜기만 하고 조개맛이 안나는데, 여긴 조개맛이 깊게 우러나서 좋았답니다. 

식후 산책을 하면서 둘러보니 대부분 친절하시고, 일부 의욕이 넘치는 몇 몇 가게를 빼고 거의 다 유쾌하게 호객하셔서 다른 곳을 가도 거의 비슷할 거 같아요.




5. 반려견과 함께가도 좋은 반려견친화 해수욕장

반려견 천만 시대라죠. 

하지만 아직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떠나려면 거절당하는 일에 익숙해 져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개를 좋아할 수는 없으니까 이해해요. 저희가 더 잘 해야죠. 하지만 이유없이 싫어하고 거부하시면 저희도 상처입거든요.


바다에 처음 들어가 본 초코탄치와와 치치는 바다에 빠지기 싫어 서핑기술을 습득했다.


대천해수욕장에선 그런 일이 없었어요. 

수영을 못하는 저희 강아지들 응원도 해주시고, 튜브위에 앉혀 놓고 같이 두둥실 떠있으면 큰소리 없이 예뻐해 주셨답니다. 그만큼 저희도 반려견이 민폐가 되지 않게 신경을 썼구요.


수영 후 몸을 말리는 치치. 슬개골이 안좋아서 수영을 자주 하려고 해요.


게다가 식당들도 상당수 반려견 동반 취식이 가능했습니다. 

당연히 실외에서 더운 바람을 맞으며 먹어야 하는 거구나 생각했는데, 덥다며 실내에서 같이 먹어도 된다 하시더라구요. 

물론 다른 손님에게 방해되지 않는 자리로 안내 받아 한 번의 헛짖음 없이 조용히 먹고 나왔습니다. 

우리 옆테이블은 저희 개가 계속 나와 있었는데도 개가 있는 지 몰랐다니까요? ㅎㅎ


알고보니 조개먹깨비 까치. 강아지에게 조개는 안좋지만 잘게 썰어 소량을 주는 건 문제 없어요. 염분이 많으니 주의!


저흰 당일치기로 다녀왔지만, 숙소를 정할 때도 반려견 동반 숙박이 되는 곳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2박 3일로 다녀오기로 했어요!


저녁이 되자 밀물로 녹지인근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 갑자기 비바람이 불어 걱정했으나 이내 평온해진 대천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의 첫 인상이 너무 좋고, 친절함에 반해서 다음엔 2박 3일 숙박을 잡아서 다시 내려가기로 했어요. 바다에서 재밌게 놀고 조개구이도 먹고, 맥주도 한 잔 해야죠^^ 


서해바다는 조개가 풍성해요. 아들이 찾아서 끼워준 자연이 조각한 조개반지


한여름 성수기 바가지요금이 없으니 내내 즐거웠고, 좋은 기억이 남으니 또 가고 싶어지네요. 이게 진짜 관광지의 자세 아닐까요? 성수기가 아니어도 다시 가고 싶게 만드는 기술!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매우 칭찬합니다^^


번외)

생애 첫 해수욕으로 모든 가족이 뻗은 다음날 우리 가족 모습이에요.


이건 까치가 아니라 나여, 이건 까치가 아니라 나의 모습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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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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