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산골 9Fruits&Company에서는 의미있는 세미나가 있었어요.

나인후르츠미디어의 코즈마케팅 본부인 <고백>에서 진행한 "새 광고 컨퍼런스 별 헤는 밤"인데, 광고대행사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이니 뭔가 광고/마케팅과 관련이 있겠죠? 

하지만 특별한 광고/마케팅을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나인후르츠 건물 2층에 위치한 '플라츠 얌'에서 진행되었는데, 입구에 세워진 포스터를 보니 정말 별을 헤고 싶네요. <새광고 컨퍼런스 별헤는 밤>이 진행된 날은 정말 남산 꼭대기에 올라가 가을바람을 솔솔 느끼며 '별 하나, 나 하나' 하고 싶은 그런 가을 저녁이었어요.


입구에서 등록을 마치고 나면 뒤편 테이블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소품들이 가득합니다. 

이 날의 주제인 '청각/언어 장애인(농아)' , 노숙자, 발달장애인들과 관련된 소품들이었어요.

어린아이의 지능과 사고에 멈춘 발달장애인들의 그림들입니다. 저건 공룡인가요? 강에 물고기들도 헤엄치고 있어요.


노숙인들의 자활로 유명한 'big issue 빅이슈' 입니다. 표지에 저 남자들은 플라이투더 스카이인가요? 요즘 뭐하고 사는지 빅이슈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ㅎㅎㅎ 빅이슈의 표지는 모두 무상기부, 재능기부로 이루어진다고 알고 있는데 맞나요? 

현장에서 구매도 가능했어요.


발달장애인들 코너에 있었지만, 어쩌면 농아인들과도 관련이 있는 그런 소품이 아닐까 합니다. 소리를 듣거나 말하지 못하지만 악기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지 않나요? 베토벤도 청각에 이상이 생기고도 작곡을 했습니다. 




간식과 샌드위치가 소담하게 담겨있었어요. 컨퍼런스 참가비는 모두 기부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간식은 냠냠 맛있게 먹었습니다.^^ 간식들을 먹으며 앞서 말한 소품들을 구경하고, 컨퍼런스에 참가하신 분들과 눈인사를 나눌 수 있었어요. 


드디어 컨퍼런스 시작. 9후르츠의 김남호 대표님이 앞서 컨퍼런스의 취지에 대해 말씀하셨어요.


광고,마케팅인이라면 늘상 트렌드를 분석하고, 연구하고, 배우고, 알아둡니다. 

최신 트렌드 부터 세대가 바뀌는 정도의 긴 기간인 메가트렌드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마케팅은 사람들의 욕망을 필요로 바꾸고, 늘 결핍의 상태에 있게 해 소유를 유도하죠.

하지만 진짜 마케팅과 트렌드는 그런 게 아닐 겁니다. 

소위 가진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혹은 외면했던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도 있을 거에요.


제가 가끔 활동하는 '마케팅공화국'의 모토는 "널리 마케팅으로 사람을 이롭게 하라"이죠. 우린 할 수 있을 거에요. 그래서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습니다. 


첫 번쨰로 문혁 목사님이 나오셔서 농아인들에 대해 이야기 하셨어요.

우린 청각장애인/언어장애인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농아인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고 합니다. 한국과 대한민국의 차이라네요^^

그리고 수화와 농아인들과의 의사소통에 대해 이야기 하셨어요. 위 사진은 수화로 인사를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뭔가 신나보이지요? "반갑습니다"를 표현하고 있으세요.


수화란 무엇을 하는 걸까요? 바로 공감과 소통입니다. 그들만의 대화법이 아니라 우리가 알아야할 대화법이죠.


수화는 단순히 손으로 하는 언어가 아닙니다. 표정과 스토리로 하는 언어죠. 

짧은 시간 동안 그들과 우리의 사이엔 작은 세상이 펼쳐집니다. 놀아운 언어표현이에요. 단순히 소리로는 전달할 수 없는 상상력과 집중력을 요합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들도 일상생활에서 이미 수화를 사용하고 있어요. 손짓 발짓으로. 또 시끄럽거나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할 때 눈 빛과 손 짓으로 대화가 되잖아요. 그것들도 모두 수화랍니다. 어렵지 않아요.

다만 농아인들과 이야기할 때는 표정과 입모양을 보여주세요. 표정을 쓰면 감정이 전달됩니다. 


나인후르츠 고백에서 준비한 농아인에 대한 5분 브리프 중 그들의 키워드입니다. 

왼쪽 회색 글을 오른쪽 파란색 글로 바꿔서 보세요.

그들은 눈빛과 손으로, 수화라는 언어를 이용하여 당당히 의사소통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손이 말하는 사람들인거죠.


농아인과 관련한 캠페인 영상을 보았는데, 제목을 몰라서 패스합니다. ㄷㄷㄷ

확인하면 댓글로 추가하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거리의 천사들> 윤건 총무님이 나오셨어요. 바로 빅이슈를 만드시는 분입니다. 

지금 거리에는 노숙인이 파악된 것만 15000여명이라고 해요. 하지만 실제로는 몇 배 많은 노숙인들이 있습니다. 

그 중 여성 노숙인은 약 10% (쉼터는 30% 정도). 그 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도 합니다. 제가 여자라서가 아니라 뭔가 마음이 아팠어요.


그리고 담담히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그들도 태어날 때부터 노숙인 이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다만 불우한 가정환경(고아가 30%라네요)으로 인한 지식습득의 기회를 놓치거나 가정이 붕괴되면서 거리로 나오게 된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부양가족이 없기 때문에 쉽게 좌절하고 포기합니다. 하지만 잡지책을 주고 원하는 사진을 뜯으라고 하면 아름다운 이성의 사진이 아닌 가족 사진들을 뜯어서 본다네요. 가족이란 것은 정말 사람에게 꼭 필요한 치료제인 듯 합니다. 


자활에 성공했거나 자활의지가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빅이슈 많이 사드려야겠네요. 판매금의 50%는 이 분들이 가지십니다. 나머지는 인쇄비 등등이겠지요? 한 시간에 한 권 팔기도 힘드시던데, 잊지 말아야겠어요.


노숙인들이 모여서 결성한 <봄날 밴드>의 "꽃피다"를 감상했습니다. 

5년째임에도 연주하면서 웃지 않으신다는데, 하지만 진지한 표정에서 미소 그 이상의 것을 보았습니다.


노숙인들을 만나면 피하거나 무서워하지 말고 조용히 관찰을 하세요. 그리고 그들과 미소를 나누고 대화해 보세요. 그렇게해서 친해지고 마음을 열게 되면 그 다음은 <거리의 천사들>에 연락을 하면 그 분들의 자활을 도와주신다고 합니다. 

야간에 집단으로 있는 분들은 솔직히 좀 무섭지만, 개별적으로 있으신 분들에게는 미소를 나눠봐야겠어요.


나인후르츠 고백님의 5분 브리프를 통해서 만난 노숙인들은, 게으르고 무책임하고 폭력적인 사람들이 아닌 혼자 살아 거리가 익숙한 소통이 미숙한 사람들입니다. 

그 소통 우리가 함께하면 익숙해지겠지요?


마지막으로 신보혜 음악치료사님이 발달장애인들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미소가 아름다우셔서, 어떤 마음의 상처가 있는 분들도 그 문을 열어줄 것 같네요^^;

발달장애인들이 우리와 다른 점은 언어유희나 유머, 선의의 거짓말 같은 한 번 꼬은 표현을 이해 못하는 것 뿐입니다. 그들은 솔직해서 있는 그대로 감정 그대로를 표현하는 사람들이에요.

또 상황을 들었을 때, 이해 못할 말을 하는 것은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어떤 기억 때문이에요. 들여다보면 이해 못할 말이 없더라구요.


우리가 익숙한 영화속 발달장애인들의 모습입니다. 특히 다슬이..는 자폐아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 지 알 수 있게 해준다네요. 이번 주말에 찾아봐야 겠어요. 어쨌거나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와 영화가 많아져 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지요. 

 

처음 치료를 시작했을 때 치료사님의 관심은 '내가 무엇을 줄 것인가'였지만, 그들을 이해하면서 바뀌었다고 합니다. 바로 '나는 너를 몰라, 그러니까 너를 가르쳐줘, 알고 싶어, 네가 원하는 게 뭐야?' 에요. 이건... 마케터들도 늘 마음에 새겨야할 소통법이네요. 

우린 소비자를 다 안다고 생각하며, 그들의 욕망을 자극한다지만, 사실은 잘 모르죠. 소비자들에게 물어봐야 겠어요.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네요...


발달장애인으로 이제 일을 시작한 사회 초년생인 친구의 감정일이 중 한 컷입니다. 우리와 다를 바가 없어요. 다만 표현방법이 다르고 솔직할 뿐이지요. 우리도 퇴근할 때 행복하잖아요? ^^



발달장애인들이 모여 만든 <한울림 오르프 연주단>의 발표회가 11월 21일 루터대 강당에서 있습니다. 

그 날 발표 될 곡들 중 몇 개를 들려주셨는데, 발달장애아들과의 대화를 가사로 한 것들입니다. 

"오늘은 내 생일도 아닌데, 오늘은 초콜렛날도 아닌데~" 이건 너무 귀여웠구요..

또 엄마 아빠 아프지 말고 힘내란 곡은 들으면서 눈물이 나서 참느라 코가 다 빨개졌어요 ㅠㅠ

그래서 꼭 들으러 갈 생각입니다. 2015년 11월 21일 루터대학교 기억해주세요.


5분 브리프는 미처 못찍었지만, 그들은 행동이 곧 의사소통인 솔직하고 순수한 사람들이라는 장표입니다. 


예정보다 30분이나 넘겨 마쳤지만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어요. 소외된 이웃이 아니라, 바로 옆에 있지만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이웃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자주 경청하고, 다 같이 행복하게 소통하며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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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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