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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이었다.

밤새 내린 비에 공기는 차갑고, 햇살은 5월의 그것답게 날카롭고 따뜻했다.

찬 바람에 몸서리를 치며, 걷는 길도 부끄럽고 사치스러웠다.


늘 조용한 MH팀장이 이야기한다.

"연휴에 속초를 갔는데, 날씨도 좋고 바다가 너무 이뻐서 발을 담궈봤는데 정말 몸서리쳐지게 차갑더라구요.

이렇게 차가운 바다였나 싶으니 아이들한테 미안하고, 슬펐어요"


마지막 순간까지 모여 기도를 했다는 너희들을 어찌 잊으랴.

미안하다, 이렇게 썩은 세상을 만든 우리가 잘못이다.

미안하다,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너희 가정에 가난만 남게한 것도 우리 잘못이다.

미안하다, 지금쯤 수학여행에서 돌아온 너희들과 에피소드 하나씩 털어놓으며 웃고 있어야할 너희 부모님들을 거리에서 울부짖으며 서있게 만든 것을.


차가웠던 2014년 봄. 바다. 이 세월을 잊지 않을게.

바닷물이 마를 때까지 잊지않을게.

혹시나.. 혹시나 다시 이 땅에 태어난다면 같은 고통 두 번 겪게 하지 않을게.


아, 정말 어떡하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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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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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일할 곳이 있고, 해야할 일이 있으니 낮에는 웃으며 지내다가 다시 혼자 있게 되면 죄책감과 슬픔으로 마음이 심해로 들어간다.

저 차가운 바다에 너희들을, 당신들을 보내고 난 오늘도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신다.

밤에 자다 깨다, 자다 깨다.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상황에 허우적 거리다가도 당신들의 아픔이 떠올라 숨이 턱 막힌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우리가 지켜주지 못했다.

진짜 미안하다.... 그럼에도 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도 개뿔도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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