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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일에 새해를 맞이하여 경복궁에 다녀왔습니다. 

새해도 되었으니 제가 살던 곳에 다시 방문해서 전생의 기억을 떠올려 보고자... ㅎㅎㅎ


이른 오전이기도 해서, 광화문광장에서 노닥거리는데 그 날은 참으로 춥더군요. 어딘가 실내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에 기억을 더듬어보니 세종대왕 동상 뒷편에 <세종 이야기, 충무공 이야기>가 있다는 게 생각이 났습니다. 지난 가을 네이버포스트 <서울사용설명서> 원고 작업을 위해 자료조사를 하다가 알게되었지요.



세종대왕님 면전에 인사하고, 기념사진 한 방 찍은 후 얼른 뒤로 돌아갑니다. 그래도 어른한테 인사는 하고 움직이는 착한 어린이와 어른이입니다. 쿨럭~



뒤로 가면 입구와 출구가 나뉘어져 있습니다. 사람이 거의 없을 때라 입구와 출구가 무의미했지만, 인파가 많아지면 꼭 지켜야합니다. 저희는 입구로 들어가서 출구로 나왔지만, 입구로 나오는 사람, 출구로 들어가는 사람 많더군요.


충무공 이야기도 이 곳을 통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원래는 세종문화회관 지하 2층으로 들어가야하지만 두 전시관이 연결되어 있는지라 편하신대로 출입하면 되겠습니다.



세종이야기 입구에 들어서면 세종대왕의 업적을 미디어아트와 음각으로 한 눈에 볼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뭔가 고풍스러운 곳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굉장히 현대적이고 세련된 전시장이네요.



음각된 세종대왕의 업적과 일대기.



우주의 원리에 관심이 많았던 세종대왕을 표현한 그래픽 영상.



아이 앞에서 폼 좀 잡느라 "세종어제 훈민정음"을 원문으로 읽으며 해석해 주었는데, 어째 녀석이 더 잘 알더라구요. "어떻게 알지? 천잰가?"하고 순간 설레였지만, 바로 아래에 해석이 있군요... 1초간 녀석의 미래를 계획하느라 혼란스러웠습니다. ㅎㅎㅎ



세종이야기에서는 다양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종묘제래악 <정대업>연주를 디지털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모형판을 올려놓으면 저 파란선이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해당 악기를 연주해 준답니다.

위로부터 [해금, 대금, 피리, 아쟁, 기타] 순입니다만, 아이들은 그저 저 판을 어디에 올려 놓을 것인가에 몰두하는 군요. 



바로 옆엔 호랑이 목침같이 생긴 나무조형물이 있습니다.

이건 <어>라고 하는 타악기에요. 호랑이 등에 뾰족하게 요철이 있는 부분을 긁고, 머리를 두드려 소리를 냅니다. 



이건 체험해 볼 수가 없었지만 전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테이프로 들려주신 적이 있어서 기억을 해요. 우리 아이들도 학교에서 전통악기를 배울 수 있어야할 텐데요. 요즘 학교가 너무 서양악기 위주로 가르치는 것 같아서..



세종대왕은 단순히 한글만 창제한 분이 아니세요. 과학에도 관심이 많았고, 문화의 보존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음악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정간보>를 창안했는데요, 오선지에 익숙한 저희가 보기엔 저게 무슨 악보일까 싶겠지만 한국 음악의 고유한 특성을 오로지 담을 수 있는 우리만의 악보입니다. 


대학 때 국악작곡과 다니던 친구의 가방에서 이 악보를 보고 아찔했던 경험이 있어서 반갑네요. 제가 보기엔 글자만 적혀있는데 이걸 보며 음을 읊조리더라구요. ㅎㅎㅎ 완전 신기했어요 ^^

우리는 우리 문화에 대해 너무 모르는게 많습니다. 



실사이즈의 편종() 입니다.



실사이즈의 편경(編磬)입니다. 저 매달린 돌이 너무 무겁고 위험해 보였어요.



궁중제래악을 대표하는 두 악기가 같이 있습니다 .편종과 편경의 위엄에 눌리는 기분이네요.



근처에 종묘제례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모니터가 있습니다. 화면을 통해 편경과 편종을  터치해서 직접 소리를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또 종묘제례악의 악기 위치라든가 실제 연주 장면을 그래픽으로 재현한 영상을 볼 수 있어요.

전통악기 중 꽹과리가 가장 좋다는 제 아이는 왜 꽹과리는 궁궐에서 쓰이지 않는지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아이가 느끼기엔 종묘제례악이 지루했나봅니다.


나름 전통을 중시하는 유치원에 다니는지라 우리 문화와 악기, 생활풍습에 대해 많이 배웠는데 너무 서민적(?)인 것만 배웠나봐요. 하하. 



엄청 큰 사이즈의 해시계입니다. 뒤에 사람들이 보이죠? 홀 한가운데를 꽉 채우고 있습니다. 

너무 크다보니 아이들이 뛰어들고 싶었나봅니다. 저희가 관람하는 동안 왠 3-4살된 꼬마가 이 안에 들어가는 바람에 그 가족들이 애 꺼내느라 진땀을 흘리더군요. 아이들은 아차 방심하면 사고를 칩니다. 부모님들 주의해 주세요~



천장에는 사계절의 밤하늘 별자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근데 시선을 그닥 끌지 못해서 안타깝더라구요. 



한 쪽엔 세종대왕님과 그 신하들이 만든 각종 기기들이 미니어쳐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적도의 입니다. 전 혼천의만 알았지 적도의 는 몰랐습니다. 반성이 되네요.



적도의에 대한 설명입니다. 인포메이션에서 PDA를 받으면 설명을 들을 수 있답니다. 

하지만 PDA를 대여하지 않아도 QR코드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면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건 혼상이라고 합니다.

하늘의 별자리가 새겨진 건데, 설명을 찍지 않았네요. 브리태니커에서 설명을 들고 와봤습니다.


혼상 (渾象)

조선시대 하늘에 있는 천체들의 움직임과 모양을 나타낸 천구의(天球儀).

천체관측기구인 혼천의와는 달리 하늘에 있는 천체들의 움직임을 나타낸 일종의 모형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혼천의와 혼상이 혼동되어 사용되기도 했다. 혼상에 대한 기록은 세종 때 처음으로 보인다. 〈증보문헌비고 增補文獻備考〉 상위고(象緯考) 의상(儀象)조에 세종의 명으로 정초(鄭招)와 정인지(鄭麟趾) 등이 고전을 연구하고, 이천(李蕆)과 장영실(蔣英實)이 공역(工役)을 감독하여 1438년(세종 20) 혼상·혼의 등을 비롯한 여러 천문의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에 "혼상은 칠포(漆布)로 몸체를 만들었는데, 탄환과 같이 둥글고 둘레가 10척 8촌 6푼이며, 종횡(縱橫)으로 주천도분(周天度分)을 그렸다. 적도(赤道)는 가운데에 있고 황도(黃道)는 적도의 남북으로 드나들게 했는데 각각 24° 약(弱)이다. 중외(中外)의 관성(官星)을 나열해놓았으며, 하루에 1바퀴 돌고 1°를 더 지난다. 태양을 황도에 올려놓고 매일 1°씩 운행시키면 천체의 운행과 일치하게 되어 있다. 물을 세차게 흐르게 하여 기계를 돌리는데, 이 부분은 속으로 감추어져 있어 나타나지 않게 되어 있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조선 중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혼상이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서원에 현존하는데, 천구에 그려진 별자리는 상당히 마모되어 있으며 회전동력장치는 없다.



세종대왕은 무조건 평화만 사랑하고 글만 읽던 분은 아니었지요. 대마도 정벌은 유명합니다.

전쟁시 쓰인 화차 입니다. 왜구들이 혼비백산했겠는데요? ^^



요즘 기념관과 전시관엔 이렇게 영상을 볼 수 있는 곳들이 마련되어 있지요. 근데 참 재미가 없습니다. ㅠㅠ

제가 이제껏 본 영상관 중에선 <샤넬의 정신>전이 최고였습니다. 왜냐면 CF만 줄곧 보여줬더근요. 하하;;;



우리 한글음 어떤 음을 대비해도 표현할 수 있는 참으로 스마트한 언어입니다. 그래서 인도네이아의 <찌아찌아족>이란 소수민족은 우리 한글들 도입하여 그들의 문자로 사용중입니다. 뜻은 모르지만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고무되는 기분입니다. 

한 때 찌아찌아족의 한글교육이 중단되었다는 뉴스가 있었으나, 이제 우리 학계에서 한글 장서와 교사들을 지원하고 있나봅니다.



한글 원리에 대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한글 교재도 있구요.

처음 한글을 배운 아이들이나 외국인들과 함께 오면 이 곳에서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한글을 통문자로 가르친다는데 그건 중국어나 영어 배울 때나 해당되지, 우리 한글은 조합 원리로 가르치는게 장기적으로 더 유리합니다. 과학적인 언어니까요.


제 아이도 통문자가 아닌 처음부터 자음 모음 조합으로 가르쳤습니다. 그래서 어떤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 말을 잘 모르더라도 조합해서 비슷한 단어를 만들어낼 수 있네요. 띄어쓰기만 좀 잘 했으면 합니다만...


입구에 안내되고 있는 QR코드입니다. 스마트폰에 QR코드 리더가 있으면 지금 모니터를 찍으셔도 이동 가능합니다. 퀴즈게임도 있네요. 이 곳에 다녀온 후 세종대왕에 대해 더 공부하고 퀴즈를 맞춰보면 어떨까요? 


충무공이야기도 함께 있지만, 저흰 일정상 다음을 기약하며 경복궁으로 이동했습니다. 



1월 1일의 경복궁 경회루입니다. 호수가 꽝꽝 얼었네요. 

다음 달 2월 11일~16일 6일간 경복궁을 야간개방한다고 합니다. 그 때 가면 호수가 녹아 있을까요?

메마른 나무들과 얼음호수를 배경으로 한 경회루는 쓸쓸해보입니다.


원래 저희는 <수문장 교대식>을 보려고 했었습니다. 

근데 너무 춥고 피곤해서인지 별 감흥이 없네요. ㅠㅠ 따뜻할 때 다시 와야할 것 같습니다. 추운날 배우분들도 고생이 많으신 듯. 이 날 낮 최고 기온도 영하 4도에 불과라고 바람이 많이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10도가 넘어가는 듯 했습니다.


올 한 해도 모두 하시는 일 다 잘 되시고, 경제든 정치든 사회든 좀 즐겁고 좋은 소식만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종대왕님 같은 지智와 德을 能을 모두 갖춘 분이 나타나길 바라는 건 욕심 아니겠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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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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