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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겨울이면 제가 만드는 게 있습니다.

생강차, 유자차, 그리고 고구마 말랭이!

특히 호박고구마가 맛있어지는 12월이면 저희 집은 한 쪽에선 호박고구마를 찌고,한 쪽에선 건조기가 돌아가고, 한 쪽에서 채반에 고구마가 널부러져 있는 진풍경이 벌어진답니다.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하고, SNS에 자랑삼아 사진을 등록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꼭 한 두분 만들어 보겠다는 분들이 생겨요. 그리고 며칠 후, 곰팡이가 슬어서 못먹게 되었다고 슬퍼하며 연락이 옵니다.


호박고구마 말랭이(꿀말랭이라며 판매되기도 하죠)는 말려 놓으면 당도가 더 높아지고, 쫀득쫀득해집니다. 마치 젤리와 같은 식감으로 바뀌지요. 그 맛이 중독성이 있어서 맛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맛 본 사람은 없습니다. 특히 건조되면서 칼로리도 함께 증폭되어 평소 몸이 마르셨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이번 겨울 호박고구마 말랭이를 드셔보세요. 봄이면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모습을 발견하고 기뻐하실겁니다!!!


꼭 호박고구마여야 하나? 네, 꼭 호박고구마여야 합니다.

호박고구마 말랭이를 만든지 어언 7번째 겨울을 맞이하고 있는 제 다년간의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밤고구마 > 말리면 딱딱해집니다. 쫀득한 식감이 거의 없고, 고구마스틱을 먹는 것 처럼 뚝뚝 끊어서 먹어야 합니다. 이가 안좋으신 분들은 혹시나 치아가 상할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굳이 밤고구마로 하신다면 정말 살짝 수분만 날리시고 드세요. 

★물고구마 > 건조해도 나쁘지 않습니다. 쫀득한 식감은 호박고구마보다 덜하지만 적당히 말랑거리거든요. 하지만 단맛이 부족한 느낌이 있습니다. 물고구마도 너무 건조하진 마세요.

★호박고구마 > 말랭이계의 지존이죠. 수분이 날아가면서 달아지고, 또 특유의 섬유질이 말랑거리는 식감을 더해줍니다. 하지만 12월 말이 넘어가는 호박고구마는 비추해요. 고구마 속 섬유질이 심지처럼 질겨져서 말려도 맛이 없답니다. 12월초~중순에 구입하셔서 넉넉히 만들어 두시면 겨울이 든든할 거에요.


어짜피 껍질을 벗겨 가공해서 먹을 거기 때문에 꼭 예쁜 고구마를 살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오픈마켓에서 못난이 고구마 그 때 그 때 특가로 나온 것으로 10KG씩 구매합니다. 비싸고 맛있는 호박고구마는 그냥 먹어야죠...왜 말려요? ㅎㅎ


호박고구마 10KG


구입한 고구마는 빨리 박스에서 꺼낸 후 약간 시원한 곳(추운 곳 안됩니다!!)에 펼쳐진 신문지 위에 널어놓고 말립니다.

고구마는 정말 예민해서 춥거나, 습기차거나, 상처가 생기면 하루만에 하얀곰팡이를 피우며 썩습니다.

또 박스안에 그대로 두면 환기가 안돼요. 썩습니다. 

근처에 썩은 고구마가 있으면 옆에 고구마도 썩습니다.


힘들게 구매한 고구마가

_人人 人人_ > 돌연사 <  ̄Y^Y^Y^Y ̄


ㅎㅎ 그리고 보통 당일이나 하루 전에 캐서 보내는데, 펼쳐서 말리는 과정에서 수분이 날아가면서 좀 더 달아지고, 속이 주황빛으로 적당히 물든답니다. 구매후 3일~5일 정도 말린 후 드시는게 좋아요.


고구마는 감자와 달리 싹이나 뿌리가 난 것을 드셔도 되지만, 식감이 나쁘구요. 썩은 것은 드시면 안됩니다. 크게 도려내시거나 통으로 버려주세요.


자, 이제 고구마를 구매하셨다면, 깨끗히 씻어서 준비합니다.


호박고구마 준비


씻겨놓고 보니 정말 못났네요 ㅠ_ㅠ

이제까지 구매한 못난이 고구마 중 가장 못난이인 듯...엉엉 ㅠ_ㅜ 맛만 좋으면 됐죠.... 암요...



못난이 호박고구마 크기


큼직합니다! 하나만 먹어도 배부르겠는걸요. 하지만 이거 말리면 한 줌 거리.



호박고구마 찌기


고구마가 상당히 큰 관계로 반토박을 냈습니다. 그래야 속이 빨리 익지요^^

고구마 말랭이는 길쭉한게 보기도 좋으니되도록 긴 쪽으로 반토막을 내주세요.



호박고구마 찜


뚜껑을 덮고 푹푹 쪄냅니다. 군고구마처럼 쪄도 되구요(좀 더 답니다)~ 물에 담그고 삶으셔도 됩니다.(썰 때 힙듭니다)



보글보글


잘 끓고 있나..?



호박고구마 삶기


젓가락으로 속까지 찔러보아 부드럽게 들어가면 불에서 내립니다. 너무 익히면 썰 때 힘들어요. 물렁물렁~



호박고구마 속살


샛노랗고 주황빛이 살짝 도는 것을 보니 호박고구마가 분명합니다! ㅎㅎ

이 고구마를 껍질을 벗기고 손가락 마디 굵기로 채썰어서 건조기 채반에 앉히세요.


호박고구마 말랭이 만들기


이 정도가 딱 좋습니다. 맛있는 굵기!


호박고구마 말랭이 만들기


확대해서 보여드릴게요~ 조금 굵은 손가락 마디 굵기와 길이에요.



호박고구마 말랭이 건조기


식품건조기에서 60~70℃로 10~12시간 돌립니다.

저는 보통 61~62℃에서 12시간 돌립니다. 저온에 오랜시간 건조하는 게 사실 더 맛있습니다.

채 썬 굵기와 위치에 따라 건조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중간중간 채반 위아래를 바꿔주시구요, 심하게 마른건 미리 꺼내주세요. 너무 말라서 딱딱하면 맛없어요.


식품건조기가 없을 때는? 실온에서 하시면 됩니다. 저는 생선건조망에 넣어두고 낮에는 바람통하는 야외에서, 밤엔 집안에서 3-4일 걸쳐 말려서 먹기도 해요. 요즘은 스모그 때문에 그렇게 못하지만요.


실온에서 말릴 때는 더 얇고 작게 채썰어야합니다. 그리고 간격도 넓게 펼치시구요. 구멍이 큰 채망에서 말리셔야합니다. 호박고구마가 수분이 많아서 쉽게 마르지 않아 상하기도 할 뿐더러, 당도가 높아 벌레가 곰팡이가 쉬이 낍니다. 실온에서 말릴 때는 구멍넓은 채반에, 얇게, 간격 넓게! 잊지마세요.



호박고구마 말랭이


건조가 완료된 호박고구마 말랭이에요. 이게 1.3키로 정도 되는 양입니다. ㅎㅎㅎ

시중에서 파는 걸로 하면 10봉이상 뜯어서 모아야 이 정도 나올거에요.



호박고구마 말랭이


결이 살아있지요? 심하게 말라보이는데 씹어보면 쫀득합니다.



호박고구마 말랭이


그래서 "제가 한 번 먹어보겠습니다."



호박고구마 말랭이


냠냠냠!!! 부드러운 속살이 끝내줘요 ^_________^



이상 한 장으로 요약하면? ↓


고구마 말랭이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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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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