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남자들은 첫사랑은 못 잊는다고. 물론 100%라는 것은 없을 것이다. 사랑의 무게가 모두에게 같지 않으니.




'남자는 정말 첫사랑은 못잊어요?' 윤주(채정안)가 인성(김재욱)에게 묻는다. 아마 이 질문은 다음에 등장하는 미나(박규리)가 인성의 첫사랑일거라는 추측을 하게 하는 부분이다. 


윤주와 인성은 업계의 동료이지만, 주변 지인들은 모르는 비밀 연애이다. 이건 아마 윤주가 인성을 못믿어서 였던 건 아닐까? 그만큼 인성은 잘생긴 외모와 실력을 갖춘 잘 나가는 감독이지만 남녀관계에 있어서 만큼은 영화 내내 못난 모습을 보여준다.


<두 개의 연애>는 인성에게 과거의 연인인 재일교포 미나가 취재동행 요청을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황급히 끝난 옛날의 인연을 떠올리며, 그 사람이 말해준 강원도 강릉을 취재한다는 핑계로 동행을 요구한 미나. 그런 미나와 있다보니 과거의 연인 시절이 떠올라 처음의 젠틀한 마음은 사라지고 찌질함을 보여주는 인성.

갑자기 여행지로 찾아온 윤주, 그렇게 그 세 사람은 대면하게 되는데...



NAVER 영화 <두 개의 연애>상세페이지에 김재욱, 채정안, 박규리 셋이 함께 나온 사진은 이 것 한 장 뿐...



영화는 내내 인성의 찌질함을 바닥까지 긁어 보여준다. 

본인의 찌질함을 인지하는 순간 더 찌질해지는 인성와 그 모든걸 지켜보고 있는 민박집 주인 백도빈. 어쩌면 관객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은 백도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 3자로 관계에 깊이 관여하지는 않지만 적절하게 개입하여 상황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양념같은 역할. 백도빈 캐스팅은 신의 한 수 였다. 



영화는 두 사람 때문에 웃는다. 김재욱의 찌질한 모습에서 웃고, 백도빈의 능청 연기에 또 웃고.



남자들은 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으나, 여자의 입장에서는 인성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러다가 너무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오니 오히려 동정심까지 유발된다고나 할까. 초반의 한껏 허세를 부리던 인성은 영화 막바지에는 그냥 심술쟁이 7살 아이가 되고 말았다.


사람의 찌질함을 노골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홍상수 감독이 떠올랐다. 잔잔하면서도 극적 재미를 주는 연출은 쉽지 않다. 조금만 한 쪽으로 치우쳐도 욕먹기 딱 좋다고나 할까. 마치 한식같다. 슴슴하게 간을 한 정갈한 한 끼 밥상. 일상에서 늘 받아 먹는 밥상이지만, 음식 하나 하나가 모여 조화롭기가 쉽지 않은 그 것 말이다.  그 간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조성규 감독의 영화에서도 그 생각이 났다.

다만 한식이라도 남도와 내륙의 음식이 다르듯 각자 다른 개성은 있으니, 그 것이 어떤 것인지는 영화를 직접 보고 판단할 것!



이 <두 개의 연애>는 2014년에 겨울에 제작된 영화라고 한다.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상영된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개봉되는 건 거의 1년 반만이다. 

조성규 감독의 영화는 처음인데, 어쩌면 홍상수 이후 가장 마음에 드는 국내 영화 감독이 될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본인의 홍상수 영화 사랑이 지극하여.. ㅎㅎ)  특히 극중 미나역을 맡은 박규리는 정말 재일교포 같은 말투를 써서, 약간은 어설픈 연기를 대사와 눈빛으로 잘 소화해 낸 것 같다.


영화를 관람한 날은 개봉 직전 언론배급시사회 날이라 배우들은 모두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다. 

물론 스쳐지났지만 ^^;; 하나 같이 눈부신 외모라 화면발이 안받는 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스쳐지나는 지라 발사진 뿐이지만 아래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조성규 감독의 다음 작품은 무엇일까? 요즘 부산국제영화제도 시끄럽고, 한국영화계도 뒤숭숭하여 쉽진 않겠지만 앞으로도 주욱 자신의 색을 보여주는 영화를 이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박규리와 김재욱. 잘 보면 채정안도 있음... ㅎㅎ


한지민은 정말 사진발 못받는 거임. 너무 예뻤다. 무슨 인형이 걸어 다니는 줄 ㅠㅠ


한지민님 이런 굴욕 사진도 아름다웁고요...


<두 개의 연애> 조성규 감독과 배우들(김재우, 채정안, 김규리) 그리고 스텝들의 무대 인사. 1년 반 만의 개봉이라 다들 벅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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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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