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미팅이 있어 시청 앞으로 나갔다가 봄날씨가 따뜻해서 청계천을 걸었어요.

포켓몬 '행복의 알'을 켜고 30여분을 걷다보니 어느새 세운상가에 도착했더라구요.

세운상가는 이사하기 전 조명을 구경하러 온 이후 약 1년 반만에 다시 찾았네요. 



세운상가는 종로3가와 퇴계로3가 사이에 있는 복합상가에요. 청계천을 통해서 가면 '세운교' 앞, 종로쪽에서 가면 '종묘' 앞에 위치해 있지요. 




세운상가는 1968년에 지어진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그냥 상가만 입점해 있는데, 주상복합건물이라고 하면 주거도 가능했다는 거겠죠? 세운상가에서 구할 수 없는 전자제품과 부품이 없고, 또 기술자들이 모두 모여들어, 한 때는 이 분들이 힘을 합치면 '탱크'쯤은 가볍게 만들 수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합니다. 




<전자상가의 역사>라고 되어 있지만, 평일 낮이라서인지 상가내엔 사람들이 많지 않았어요. 

요즘은 왠만하면 인터넷으로 구매를 하기 때문에,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가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네요. 


그래도 찾아오는 고객들을 위해 1시간 무료 주차를 실시하고 있어요. 주차장 구하기 힘든 청계천, 종로 인근이니 필요한 제품도 사고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도 팁이겠네요 ^^



평일 오후 4시쯤 이었는게, 너무 한가하네요...



세운상가 입구쪽에 있는 조명가게들은 그래도 지나는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서, 인테리어를 위해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 보였어요. 요즘 인테리어의 트렌드는 조명 아닙니까? ^^



한 바퀴 둘러보고 가려는데, 2층 옥상에 로봇 뒤통수가 보이네요. 

원래 세운상가에 로봇이 있었던가? 



로봇을 찾아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어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 같은 간판이지만, 전자제품 디자인이 10년은 더 되어 보입니다. 



세운상가는 1층부터 4층까지 있어요. 제가 들어간 청계천 쪽에서는 1층이 계단 한 층을 내려가야 하는 구조입니다. 2층이 도매상가라고 하여 계단을 올라가 봤는데요...



가전제품이라고는 하지만 입구부터 노래방 기기들이 꽉 차 있습니다.



네, 요즘은 동전 노래방이 뜬다고 하네요. 기기 아래 깔린 '동전 노래방 성공전략' 제가 한 번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



요즘은 거의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다보니, 실제 방문고객보다는 택배상자가 더 많이 쌓여있었어요.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노란 비상계단을 지나 1층으로 내려가면..



가전 유통상가라고 되어 있는데, 오래된 구가전들을 만날 수 있어요. 

저 핸드 청소기는 18년 전 제가 처음 서울 왔을 때 쓰던 거네요... 카이저 ^^;;



숨소리까지 녹음되는 녹음기와 신형 효도라디오, 구형 CD플레이어가 한 테이블에서 공존하고 있습니다. 

마치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 풍경이랄까요?



건물 밖에는 각종 전자·기계 부품들이 쌓여 있습니다. 

분명 문과생인데, 기계 부품만 보면 설레여서 눈돌아가는 저 인지라....



하마터면 전선들을 마구잡이 사들일 뻔 했어요. 

그러고보니...저 스위치가 땡기네요. ㅋ 어항 조명을 자작으로 만들어 봐야 겠습니다. 



역시 없는 게 없는 세운상가



낡아서 칠이 다 벗겨진 간판만큼이나 오랜 시간을 이 장소에서 볼트를 판매하셨을 사장님.



세운상가는 50년이 지났지만, 지금봐도 세련된 건물이에요. 

당시로서는 얼마나 핫한 장소였을 지 새삼 짐작이 갑니다. 



원래 세운상가는 2009년 재개발이 예정되었었습니다. 

청계천이 복원되고, 주변 상가들이 멋진 건물들로 바뀌어 갈 때 였죠. 

그런데 바로 앞 '종묘'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재개발은 중단이 되었어요. 



대신 건물을 보수하고 주변을 정비하여, 과거와 미래를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합니다. 



걷는 도시 서울의 일환으로 세운상가에서 남산까지 걸을 수 있는 공중 보행길을 만든다고 해요. 

서울역 고가가 올 해 5월 '서울로 2017'로 개장을 하고, '다시 걷는 세운'이 완공되면 차와 길거리 구조물들에 치이지 않고도 서울을 마음껏 걸을 수 있을까요? 



다리가 세워진다면 바라볼 높이를 찾아 계단을 올라가 봤어요.



깜짝 놀랍도록 오래전 과거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낡은 집들 저 너머로 고층 빌딩들이 보입니다. 



2층 옥상에서 바라 본 종묘는 봄기운이 가득했어요. 

과연 유네스코에 등재될 정도로 아름답네요. 

오른쪽에선 공사가 한참입니다. 



옥상에 올라서니 색다른 간판들이 보입니다. 



팝아트같은 이 가게는 젊은 예술가와 메이커가 함께 꾸민 공간이에요. 

색다른 재활용 작품을 만날수 있습니다.



복고다방 '에바다'에 가면 왠지 전축에서 음악이 흘러나올 것 같습니다. 



드디어 찾았네요! 꼭꼭 숨어 있던(?) 로보트. 

로봇의 이름은 '세봇'입니다. (세운상가의 '세'와 로봇의 '봇'의 합성어)

세봇은 세운상가의 장인들과 젊은 예술가들이 힘을 합쳐 3D프린팅으로 만든 로봇이라고 해요.



구글플레이에서 '세운보물찾기'를 찾아 로봇을 비추면 증강현실이 구현된다는데...

여러분은 지금 최첨단 세운상가에서 아이폰을 차별하는 현장을 보고 있으십니다. ㅠㅠ



제가 간 날 세봇 건너편에는 '세운을 실험하다'라는 팝업 갤러리가 오픈했었어요.

기간도 짧은데다 홍보도 안되어 찾는 이들이 거의 없어 민망했지만...



2017년 6월 세운상가에 '세운전자박물관'이 생긴다는 정보를 득템했습니다. 

저 구멍을 들여다보면 40~50여년 동안 이 곳 세운상가를 지켜온 상인과 장인들의 인터뷰를 볼 수 있었어요.



폐가전도 꽃과 함께 있으면 작품이 되나 봅니다. 



세운산도를 활용한 공기청정기 제작기를 설명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방문객이 밀려들어서 저는 옆으로 이동했어요. 



이 것은..? 국민학교 때 그렇게 갖고 싶어하던 과학기술사, 아카데미과학 같은 곳의 전자제품 키트 팜플렛이네요. 

저 장치들을 만들고 싶어서 엄마를 그렇게 졸랐는데, 엄마는 가시나가 무슨 전자제품을 만지냐며 기겁을 하셨...



제가 가장 만들어 보고 싶었던 '거짓말 탐지기' 정말 신기했어요....

생각해보면 조잡한 장난감 수준이었겠지만... 그 제품들이 세운상가에서 뻗어 나왔군요?



남학생들을 설레게 했던 아카데미과학교재사의 프라모델....



지금 세운상가는 메이커스를 모집하고 있어요. 사회적기업이나 청년기업들이 관심을 가져볼만 하네요.

우리나라 전자제품의 모태에서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젊은이들...  응원합니다!~

탱그 아니라 우주선도 만들 수 있을 듯!



50년의 세월은 세운상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공사 자재와 장비들이 가득한 세운상가 여기 저기는 낡아서 위험해 보이는 시멘트 계단과 전선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어요.



하지만 과거는 부끄럽거나 촌스럽거나 지워버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지금 새로운 실험이 벌어지고 있는 세운상가.

안전하고 멋있어질 외관과 그 속을 꽉 채울 장인과 메이커스들의 콜라보가 기대되네요.


세봇·로봇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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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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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7일은 <문화가 있는 날> 이었습니다.

<문화가 있는 날> 이란 지난 2014년 1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한 제도로,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지정하여 전국의 주요 문화시설을 할인하거나 무료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에요. 

고궁같은 경우는 이 날 야간개방을 하고 거의 무료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오랜 홍보를 해서일까요 이젠 상당수 사람들이 문화가 있는 날을 즐기고 있는 걸로 알아요. 


하지만 직장인이라 문화가 있는 날을 제대로 즐기기란 쉽지 않아서, 미술관등이 야간개방을 한다고 해도 이동을 하면 종료 시간이 가까워서 늘 영화를 5000원에 즐기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이번 달은 문득 '회사에서 가까운 곳에 고궁이 있는데 왜 갑갑한 영화관만 가지?'라는 생각이 스쳐서 덕수궁으로 향했어요. 


회사에서 도보로 약 30분 거리. 비가 오락가락 궂은 날씨지만 쉬엄쉬엄 걸을만한 거리에요.



덕수궁은 시청역 2번 출구로 나가면 출입구 앞에 바로 닿을 수 있습니다. 



덕수궁 돌담길이 이 길은 아니지만 돌담을 끼고 직진하면 바로 덕수궁 앞 매표소에요.



유니세프 행사중인지 거리엔 기념등이 줄지어 길을 밝히고 있습니다. 



퇴근하고 바로 달려온다고 달려왔는데, 이미 7시가 넘었네요. 해가 뉘엇뉘엇 저무는 가운데 대한문의 위엄이 가슴에 확 닿았습니다.



문화가 있는 날이라 매표소는 일찌감치 문을 닫았어요. 덕수궁 입장료는 성인기준 1000원이지만 문화가 있는 날 오후 5시 이후에 가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덕수궁 내부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50% 할인된 금액으로 관람할 수 있어요. 이중섭을 너무 좋아해서 이중섭전을 다 찾아서 봤지만, 이번은 시간이 촉박해서 pass 합니다. 집에 있는 도록으로 대리만족 해야죠^^;



그냥 무작정 덕수궁을 가야겠다고 출발했는데, 이런 저런 문화 공연들이 있네요. 

석조전 음악회는 예약을 못해서 어려울 것 같고, 미디어파사드를 봐야겠습니다. 



서울 살면서 경복궁은 정말 많이 갔는데, 덕수궁은 처음이에요. 돌담길을 끼고 걷기는 제법 걸은 것 같은데 시청앞이라는 지리상의 이유에서인지 늘 오며가며 대한문만 볼 뿐 내부에 들어가야 겠다는 생각은 거의 못했네요.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무작정 사람들을 따라 가기로 했습니다. 

내부가 넓지는 않지만 아담하고 소박한 느낌이었어요.



비가 어설프게 내려 고온다습한 가운데 매미들만 마지막 생의 힘을 쥐어 짜내고 있네요. 

올 여름은 너무 덥고 흐린 날이 많아서인지 매미들도 힘이 없게 느껴집니다.



광경문 발굴 조사 중이라는 표지판 입니다. 아직도 발굴이 덜 된 곳이 있나봐요. 신기하네요. 왠지 도심 내부는 모든 발굴이 끝났을 것 같았거든요.

어떤 문화재가 나올지 기대됩니다. 



안내책자를 보면서 걸었기에 특별히 설명은 필요 없다 싶었는데, <내 손안의 궁>이라는 앱이 있더라구요.

혼자 고궁을 걸을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 것도 직업병이라 새로운 서비스나 앱을 보면 꼭 사용해 봐야 잠을 편히 잡니다. 😅😅



비가 오락가락하고 날이 궂어서인지 해가 일찌감치부터 저물기 시작해요. 덥지만 덕수궁을 거니는 분들이 많네요. 외국인들도 제법되구요. 

하지만 내국인들이 더 많아, 문화의 날을 실감했습니다.^^




덕수궁은 원래 궁의 모습을 유지하는 중화전과 근대 건축물인 석조전이 공존하지요. 

중화전은 작지만 궁답게 중화문을 통과하여 입장하게 됩니다. 안쪽 담이 없어 꼭 중화문을 통과하지 않아도 입장이 가능합니다. 다른 궁과 달리 담이 없이 사방에 계단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도 역시 사람은 문으로 다녀야지요 ^^;



원거리에서 찍어봤습니다. 중화문 건너편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중화전이에요. 



중화전은 원래 중층 건물이었는데, 광무 8년(1904년)에 화재가 나서 다시 단층으로 수리했어요. (중건)



해가 더 지기 전에 중화전 실내를 보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쁩니다. 



중화전 내부에요. 다른 궁과 달리 아담해서 왠지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뭔가 역사 속에서 저물어가는 조선이 느껴졌거든요. 더군다가 을사조약 후 중건되었다고 하니 더욱 마음이 ㅠㅠ



그래도 천장의 쌍용은 조선의 기개가 느껴집니다. 



석조전으로 이동해봅니다. 분수대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어요.

음악회가 끝나고 미디어파사드를 준비하나 봅니다.




조심조심 석조전으로 올라갔는데 석조전(대한제국역사관) 관람은 인터넷예약제로 해설사 인솔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단, 만 65세 이상 어르신과 외국인은 매회 5명까지 예약없이 현장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고 해요. 

예약을 해야하는 지 몰랐던 터라 아쉬움을 달래며 기웃거려 보았습니다. ㅎㅎ




가려진 문틈 사이로 살짝 보이는 풍경으로 근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네요.



석조전에서 바라본 풍경인데 앞이 확트여 좋다가도 우뚝우뚝 솟은 고층 건물을 보면 격세지감으로 슬픈 느낌도 드네요.



석조전 난간을 따라 근대 지식인처럼 걸어봅니다. 요즘 힘들었던 일들을 되새겨 보며, 나라 걱정도 하구요^^;




크지는 않아서 석조전을 따라 걷는 건 여유있게 5분이면 충분합니다. ㅎㅎ

뭔가 음침하게 느껴지신다면, 그건 날씨탓일거에요^^ 실제로 보면 역사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느낌이 든답니다. 영화 속 전지현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손때인지, 그을음인지가 잔뜩 뭍은 기둥.




석조전은 외관만 훑어 보고, 미디어파사드를 보러 갔습니다. 



날씨가 좀 더 좋아 노을이 진 풍경이었으면 좋으련만, 빗방울만 가끔 속절없이 나리는 장마철 저녁은 쓸쓸한 기운만 가득합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 운좋게 바깐 벤치에 앉아 볼 수 있었어요.



8시 10분 공연 시작이라, 8시부터 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입장하자마다 근 1시간 넘게 줄서서 기다리던 분들은 감격해 겨운 스마트폰 세레머니를;;;;

잔디밭 의자에 앉아 보려면 최소 7시 전에는 줄을 서야해요. 7시경 옆을 지나갈 때도 이미 20-30명 줄 서 있더라구요.


정확히 8시 10분에 시작한 미디어파사드 공연은 15분간 진행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근대 역사이야기를 낭만적으로 멋지게 해석했어요!!


습하고 더운 날이었지만 공연 중간중간 석조전과 국립현대미술관을 통과하는 바람이 불 때면 청량감도 느껴졌습니다.



궁중예복을 입고 춤을 주는 여인의 영상으로 시작된 작품은...



우리의 문화 역사처럼 색색깔 아름답게 채워지다가 



비바람의 부침을 이겨내고,



근현대로 넘어옵니다. 



다들 환호하며 좋아했던 장면이에요.




노래방등 우리 문화의 키워드들이 스쳐지나고,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시를 읊을 때 벽면 가득 눈발이 날리는데, 숨막힐 듯 낭만적이라 마치 제가 10대로 돌아간 느낌 마저 들었어요.

직업병으로 1회차를 페이스북 라이브로 공유했었는데, 블로그에도 공유합니다. 



1회는 8시 10분부터 15분간, 2회는 8시35분부터 15분간 총 2번 공연되었어요. 

잔디밭 의자에 앉으신 분들은 한 회밖에 못보고 나와야헸지만, 전 2번 감상하며 여유를 즐겼네요.


이 미디어파사드 <낭만에 대하여>는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화,수,목요일 3일간 각 2회씩 공연될 예정이에요. 


아, 미디어파사드(media facade)란 건물을 대형 디스플레이로 활용하여 만들어진 미디어 예술작품이에요.

서울역앞 '서울스퀘어'와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이 대표적인 대중적 미디어 파사드입니다. 


문화가 있는 날 저녁 덕수궁을 방문하며 이 공연이 공짜!입니다. 좀 여유있게 보고 싶으시다면 앞 뒤 화요일과 목요일 방문하셔도 입장료는 1000원 미만이기 때문에 아깝지 않으실 거에요~



공연을 보고나니 9시가 다되었습니다. 

문화가 있는 날 야간 개장은 9시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공연을 관람한 인파들과 함께 서둘러 나왔네요.


다음 달 문화가 있는 날은 어디를 갈까요?

한 달에 한 번 <문화가 있는 날>을 핑계로 삭막해진 마음에 여유로움을 더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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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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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를 쓰는 즐거움 중 하나는, 특화된 문화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끔 마음에 드는 전시나 공연을 보려고 할 때 현대카드에서 개최한 거란 걸 알게 되면 왠지 돈 번 기분이죠. 20%할인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그런 서비스 밖에 모르던 어느날, 아는 동생이 디자인라이브러리 이야기를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트래블 라이브러리란 게 있단 것도 알게 되었네요. 


그래서 곧 찾아온 황금연휴에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기로 했기에 준비도 할 겸 트래블 라이브러리에 방문했어요. 트래블라이브러리는 학동사거리 맥도날드 뒤편 골목에 있는데, 운전해서 가면 발레비용 3000원에 2시간 이용할 수 있어요.



입구를 꽉 매운 지도들. 하나쯤 갖고 싶었지만 가질 수는 없구요.. ㅎㅎ

요즘은 스마트폰 들고 현지에서 구글맵으로 지리를 찾아보곤 하지만, 그래도 이런 종이지도는 여행시 비상용으로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달력 위로 가득찬 비행기가 당장이라도 타고 떠나고 싶게 만듭니다. 미처 사진을 못찍어 왔는데, 트래블라이브러리 입구에는 인천공항과 연결된 항공기 정보가 있어요. 30분마다 업데이트 되면서 차르륵 하고 항공기명과 시간, 도착지가 바뀌는데 그 소리가 날 때면 여기가 공항인지 서울 한복판인지 모르게 설레이더라구요~



각종 여행서적들이 가득합니다. 온통 외국어 서적인가 싶어 기죽었는데, 국내에서 출판된 여행서적도 많아요. 어느 서점이 이렇게 여행관련 도서만 모아 놨을까요. 처음 배낭여행을 준비할 때 더듬더듬 론리플래닛을 찾아 읽던 기억이 나더군요.



책들 가운데 이 의자는 바다 건너 어디서 온 걸까요? 앉아도 되는 걸까요? 이국의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우리 나라에 이런 여행 잡지가 있는 지 몰랐어요. '자전거 여행'이라니. 주변에 자전거 매니아들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ㅎㅎ 골프는 뭐~



처음엔 생각보다 규모가 작다 싶었는데, 총 3층(중간층까지 포함하면 5층에 가까운)의 계단과 벽이 천장까지 빽빽하게 책으로 채워져 있어 그 정보의 양은 참으로 방대합니다. 



야외테라스도 있더라구요. 저 안쪽 소파에서 책 읽으면 잠이 솔솔 올 ... 아니 내용이 머리로 술술 들어올 것 같습니다. 



1층 로비인데, 가운데 넓직한 책상이 서양의 도서관 같지요? 벽에 커다랗게 <UK Special> 적혀 있더라구요. 오홍... 올 해가 셰익스피어가 사망한지 400년이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은 과거네요 ^^;;; 왠지 셰익스피어는 막 예수님과 동갑일 거 같은 옛날 사람 느낌. 문학 전공 맞냐고 누가 묻는다면 영국문학은 아니라고 소심하게 대답하겠습니다. ☞☜



그래서인지 구석구석 셰익스피어와 관련된 책과 소품들로 꾸며져 있었어요.






셰익스피어로 꾸며진 책상을 위에서 바라보니 왠지 더 멋있군요. ㅎㅎ



빈 영국지도와 함께 셰익스피어 관련 여행 루트가 있길래 책상에 앉아 셰익스피어가 된 듯 연필을 긁적여 봤네요. 



비극서사는 못 써도 낙서사로 외워봤어요. 언젠간... 영국에 갈 거거든요! 꼭 빅벤을 보고 말 겁니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여왕이 국가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한 셰익스피어의 삶을 따라가 보는거죠.


히스로우공항에 내려 런던 '셰익스피어 글로브 야외극장"을 보고 윈저성으로 이동하여 왕가의 기운을 받구요. 스트랫퍼드어폰에이번에서 "셰익스피어 생가"를 보고, 장미전쟁이 일어난 요크셔로 갈까요. 장미전쟁은 "헨리 6세"와 "리처드3세"의 배경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맥베스"의 고향 인버네스까지.


가지도 않은 영국을 책과 사진으로 한 번 다녀온 기분이네요^^



트래블라이브러리는 여행이 테마라서인지 유독 이국적인 느낌이 강하네요. 



여행 중 들어간 외국의 어느 서점 같기도 합니다. 



무슨 향수를 뿌린건지, 외국 냄새가 가득합니다. 책에서 나는 냄새인 걸까요? 우리나라 서적들과 종이 질감도 틀리더라구요.



의자가 편하지는 않지만... 어짜피 2시간 밖에 못 있거든요 ^.ㅜ

필요한 자료 좀 찾고 사진 좀 찍다보니 금새 1시간이 훌쩍.




소품 하나하나까지 특이하지 않은 것이 없네요. 다 어디서 모은 건지 ㅎㅎ




다시 내려온 입구엔 기프트샵이 있어요. 셰익스피어 관련 소품들이 있는데 가격이... @_@



저 모래시계는 탐이 났는데 사이즈가 어중간해서 못샀어요. small과 large만 남고 medium은 매진 되었다네요. 하필...



병에 담긴 배를 찍었습니다. 정말입니다. 



길 건너에서 밥을 먹고 있는 '황재근' 디자이너를 찍은 게 아닙니다. ^^;

역시 청담동. ㅎㅎ





유명 갤러리들의 굿즈도 여기서 팔고 있었는데요, 아름답고 비쌉니다. ㅎㅎ 하지만 여행에 꼭 필요한 필수품들이네요.



카페에선 차와 간단한 샌드위치를 팔고 있었어요. 셰익스피어전을 해서인지 영국의 유명 홍차도 함께 팔고 있었어요. 무려 한정판!





매주 월요일과 명절을 제외하고는 늘 오픈되어 있는 현대카드 트래블라이브러리. 사진 촬영은 안된다고 하네요. 그래도 핸드폰 촬영은 가능합니다. 


영국 스페셜 셰익스피어전은 2016년 5월 8일까지라고 하네요. 혹시 세익스피어 관심이 있으시면 지금 한 번 방문해보세요. 아, 현대카드가 없으면 입장이 안되니까 카드가 없으시면 친구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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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구완구박람회] 문구, 사무용품, 장난감은 모두 하나로 통한다.  (3) 201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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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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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옆 동네 감천동 산동네가 어느날부터 인터넷에서 오르내리기 시작하더니 이제 대표적인 부산의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감천동은 부산에서도 좀 특별한 곳이긴 했어요. 근처에 감천항이 있어서인지 배타시는 아버지를 둔 친구들이 많아, 상당수 아이들이 엄마하고만 살던 곳. 외지인들이 많아서인지 억양도 어휘도 독특했던 동네. 정말 못사는 동네인데도 친구들은 유독 똑똑했던 기억.


비탈길 많은 부산에 살았음에도 특별히 올라가기가 힘들었던 감천동 언덕배기는, 20년도 넘은 그 옛날에도 유달리 옛날 느낌이 났던 곳이었어요. 



감천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감천동의 유래가 있는데, 특히 관광지로 알려진 감천2동은 1918년 생긴 태극도라는 종교 신도들이 반달고개를 중심으로 모인 집단촌이라고 합니다. 신앙촌. 어렸을 때 엄마가 신앙촌에서 사왔다고 하던 양말들은 그럼 여기서 가져왔던 걸까요?



감천마을을 가려면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가까운 지하철은 1호선 '괴정역'일거에요. 괴정역 6번 출구로 나와 뉴코아아울렛 건너 정류장(괴정동우체국) 에서 마을버스 1-1번을 타면 금방입니다. (시간나시면 괴정시장도 오래된 재래시장이라 재밌으니 구경해보세요^^)


사진은 올 해 2월 설 연휴에 찍은 거에요. 설 다음날인데도 얼마나 사람들이 많던지. 평소 휴일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을 지 상상이 가지 않네요.




이런 벽돌은 40여년 전에 유행했었죠. 오랜만에 보는 돌벽이라 급 어린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어요.



장독과 벽화는 참 잘 어울리는 소재 같습니다.



셀카봉을 두고 오셨어도 여기서 장만해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마을을 다 돌아다니려면 힘드니 생수도 한 병 장만하면 좋겠죠. 근처 안내소에서 감천마을 지도를 나눠주고 있으니 챙겨가세요.



젊은이들의 손길이 닿았음이 느껴지는 생동감 넘치는 간판들. 그러나 이름은 촌스럽게, 추억의 느낌이 가득하게.

 


마을버스를 타고 내리면 닿는 입구에 있는 기록관입니다. 



되도록 기존 집들을 개조해서 쓰고 있어요. 이런 타일바닥과 좁은 방들이 어렸을 때 놀러갔던 동네 친구들 집을 떠올리게 하네요. 그 땐 그 방이 좁다고 못느꼈는데, 지금은 너무나 작다고 느껴지네요...



마을은 지붕하나도 허투루 꾸미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시점으로 만나보세요.



꽃차가 미니 한 병에 500원, 이 중병은 3000원입니다. 선물용으로 어떨까요?

이외에도 직접 만든 부채며, 꽃신 등 전통 작품들이 꽤 있습니다. 옆동네 마실가는 기분으로 버스카드 하나 들고 떠난지라 전 아무것도 못사왔네요... 



감천마을이 개발된 기간만큼 낡아서 다시 옛것이 되어버린 계단 위 벽화들.



화혜장님 공방은 꼭 들러보세요.



마을 어르신들과 관광객의 쉼터가 되어주는 큰 나무. 아래에 쉴 수 있는 벤치가 있어요.



오래된 페인트의 얼룩덜룩함과 밝은 색감이 느낌 좋습니다. 어르신들은 오히려 이렇게 화사한 것이 잘 어울려요. 꽃같고, 단풍같고, 어르신 옷고름 같은 벽의 색감이 좋습니다. 



마을을 걷다보면 계속 마주치는 풍경들. 저수탱크가 보통은 노란색인데, 이 곳은 마을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모두 로얄블루로 칠해 놓았네요.



마을을 걷다보면 만나는 반려동물들. 2월이라 옷을 입었어요^^

동물들도 어르신들도 관광객들에게 호의적이셔서 감사했습니다.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오는 포인트들이 많아서 핸드폰 막사진으로도 때깔이 곱네요.

혹시 스냅사진 찍어야 하는 분들에게도 추천 할만한 곳입니다. ㅎㅎ




소원이 주렁주렁 열린 옥상. 바로 아래는 등대 포토존입니다. 



감천마을에 안 간 사람은 있어도, 갔는데 어린왕자와 찍은 사진이 없는 사람은 없겠죠? ㅎㅎ

20분쯤 줄 서서 찍었습니다. 중국인들도 많구요, 혼자 가면 앞 뒤에 있으신 관광객들이 도와주시기도 합니다. 저도 몇 컷 찍어 드렸답니다. ^^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시는 곳이기 때문에 그 분들의 삶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조심하고 예의를 갖추어 방문해야겠죠~



수도가 들어오면서 이젠 쓰지 않는 우물터는 바닥이 말라버렸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예쁜 연못으로 꾸며 놓으셨네요.



중간중간 만나는 물고기 조형물. 물고기를 따라 가며 감천마을을 거닐다보면 어느새 마을을 외곽으로 한 바퀴를 쭉 돌게 됩니다. 가끔은 계단도 내려가고 샛길도 들어가 보세요.



수학능력시험에도 나온 감천마을. 전국에 사하구를 알렸나요? ^_^




감천마을을 모티브로 한 조형물들. 아래 석고모형을 판매하고 있어요. 직접 색칠해서 꾸밀 수 있습니다. 저희 집 초딩은 아직 색칠을 잘 하지 못해서 자신이 없다며 구매를 포기했네요. 15,000원이에요. 




벽화와 폐품을 활용한 조형물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보다보면, 하나하나 감상하기 위해선 최소 3일은 머무르면서 봐야할 것 같아요.



제가 어릴 때 바로 앞 집이 담배가게였죠. 딱 이 모습이었답니다. 

저희 아빠는 청자 -> 태양 -> 솔...로 넘어 가셨는데. 꽁초까지 아껴 피시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집안 가득한 담배냄새가 나쁜지도 모르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시절.



길가에 놓여진 연탄 한 장에도 추억에 젖습니다. 연탄재는 생각보다 유용했는데 말이죠. 꽁꽁 언 길 위에 뿌리면 우리가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줬어요. 하지만 얼음이 녹고나면 거리가 난장판이었죠 ^^;; 



원래 감천마을의 시작은, 하나 둘 원주민이 떠나 버려진 폐가를 젊은 예술가들에게 갤러리로 내어주면서 였어요. 그래서 마을 구석구석에 이런 주제를 가진 갤러리가 있죠. 

<빛의 집> 입니다. 너른 창으로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곳이에요. 낮은 천장과 다락은 먼지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로 꽉 차있어요. 



마을을 거닐다보면 이런 낙서를 많이 만납니다. 이러시면 안됩니다. 여러분~~~

물론 보고 웃는 재미는 있지만, 이렇게 함부로 남의 집 담벼락에 낙서를 하면 곤란하죠. 그래서...



낙서갤러리가 있습니다. 마음껏 낙서할 수 있는 벽들이 있으니 한 번 찾아가서 발도장 콩! 찍고 오세요.




아직도 가동되는 추억의 미니게임기. 100원에 두 판이나 할 수 있어요.

문방구 앞에서 목욕탕 의자에 앉아 친구들 갤러그 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부품 구하기 어렵다고 하니 살살 한 게임 부탁합니다. 하핫.



<바람의 집>은 사방이 거울인 가운데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갈대같은 조형물이 있어요.

초록 바람이 뿜어져 나오는 것도 같구요.




<현대인의 방>은 참 쓸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지만 친구 없이 키보드만 치고 있는 모습이 나의 모습이 아닌가. 무섭고 쓸쓸하고 답답한 감정이 밀려 왔습니다. 



한 명이 겨우 지나갈 것 같은 좁은 골목길과 난간.

어릴 땐 이런 길에서 술래잡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했죠. 지금은 오히려 중국영화에 나오는 뒷골목 같으니 제가 변했나요, 세상이 변했나요.



세월에 의해 닳고 닳은 바닥과 잡초가 무성한 돌담벼락에서 그리움이 묻어납니다.




감천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성냥갑같은, 레고 블럭같은 집들을 다닥다닥 스케치북에 채워 놓고 싶네요. 안그런가요? 



80년대 까지만 해도 사시사철 연탄광에 연탄을 채워놓고 보일라 물을 빼서 머리감곤 했지요. 

플라스틱 냄새가 진하게 났던 그 쩔쩔 끓는 뜨거운 물과 이불에 구멍을 내던 아랫목이 그립습니다.



이 계단은 별 보러 가는 계단이라네요. 낭만적인 이름과 달리, 너무 가파르고 힘들어 계단을 오르다보면 현기증이 나서 별이 보인다고 별 보러 가는 계단이라는 이름이 붙었데요. 





주차장에 그려진 벽화. 저 사하 수퍼에 들어가 눈깔 사탕 하나 사 먹고 싶습니다. ^^



옆 동네라 버스카드 한 장 들고 산책겸 갔던 터라 두어시간 둘러보니 허기져서 내려왔습니다. 

왜 감천마을이 떴는지 알 수 있네요. 멀리 보이는 감천항과 그 바다를 바라보며 배타러 나간 아빠와 남편을 기다렸을 가족들의 삶이 이 풍경 한 장에서 읽혀집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색적인 한국이 산토리니로 남아주세요.


감천마을을 둘러보면서 느낀 팁과 아쉬운 점!


먼저 <팁>

1. 입구 가게에서 고양이 간식을 저렴하게 팔고 있어요. 가끔 만나게 되는 감천마을 토종 고양이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는 센스를 보여주세요^^


2. 토박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강아지들을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요. 좋으신 분들이라 강아지를 만질 수 있도록 해주지만, 강아지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게 살살 다뤄 주세요.


3. 어르신들이 거주하고 계신 곳이에요. 너무 시끄러운 모습 좋지 않아요. 조용히 보행해 주세요. 문열어 놓으신 곳을 기웃거리지 말아주세요.


4. 낙서는 지정된 공간에서만! 쓰레기도 지정된 장소에 버려주세요~



다음 <아쉬운 점>

1. 지역을 상징할 수 없는 해외 특산품들 아쉬워요. 특히 타코야끼나 일본의 구슬모찌보다는 우리 어묵이나 떡, 호떡, 닭꼬치 이런 게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던데, 일본음식보다는 우리 먹거리가 좋잖아요~


2. 쉴 곳이 많지 않아요. 마을이다보니 굳이 벤치가 많이 필요 없을 수 있지만 벽화나 풍경을 감상하기엔 확실히 앉아서 쉴 곳이 부족해요. 시간에 쫓기게 되네요. 어르신들도 길거리 계단에 앉아 쉬시고 있고. 좀 앉을 곳을 좀 더 부탁해요.


3. 원래 감천마을이 알려지게 된 계기. 폐가를 갤러리로 꾸미는 것. 좀 더 늘려주세요. 너무 안쪽에 있어서 찾기가 쉽지 않네요. 이정표도 더 눈에 잘 띄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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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김광석' 그 이름 한 자락만으로도 아쉬움과 그리움을 함께 느낄 것입니다. 뭐 하나 풀리는 것 없던 찌질한 20대 초반의 무게를 안고 지친 몸으로 돌아온 제게 라디오에서 들리던 김광석 사망 소식은 만우절 농담 같은 것이었죠. (장국영은 그래서 만우절날 떠났나 봅니다..) 


고3 우울한 10대의 후반을 동물원 노래를 들으며 보냈고, 새내기이던 시절 학과실에서 만난 김광석은 내가 아는 그 동물원 속 보컬이 아니라 사실은 노찾사의 영광스러운 시간을 함께한 투사였음을 알았고, 김광석 다시부르기는 언제나 가방 속 필수품이었죠.


그런 그가 떠난지 20년. <김광석을 보다 展>으로 실로 오랜만에 재회했습니다. 



김광석님 전시회는 대학로와 종로5가 사이 홍익대 아트센터 지하에서 열리고 있어요. 홍익대만 보고 정말 2호선타고 홍대로 가심 안됩니다^^;;; 




표값은 성인 12,000원, 중고등 10,000원, 그 이하는 8,000원인데 표를 들고 매표소 바로 옆으로 가면 신분증을 맡기고 이렇게 '가이드'를 빌릴 수 있습니다. 각 섹션에 가면 자동으로 김광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 놓았는데, 콘서트에서 관객들과 이야기 나누던 토크 내용 중 섹션에 맞는 것만 편집해 놓았어요. 

아마 비콘을 활용한 거겠죠? (직업병입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득한 김광석과 딸의 사진과 함께 <김광석을 보다> 전시의 취지가 나와 있습니다. 신현림 시인의 글이 마음에 파고 드네요... 



김광석 하면 이 할리데이비슨일 것입니다. 마흔살이 되면 꼭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여행을 떠나겠다고... 마흔이라는 꿈을 못 이루고 떠난 김광석님과 달리 저는 10대 코흘리개에서 어느새 마흔을 넘겨버렸네요. 





김광석이라는 존재를 세상에 알리게 된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녹두꽃. 

아마 운동권이 아니었어도 노찾사는 다들 알고 들었을 겁니다. 편견을 내려놓고 들으신다면 정말 주옥같은 노래들이 많아요. 더불어 꽃다지도요. ^^;




동물원 1집. 당시 노래연습장에서 <거리에서>를 안부른 청춘들이 있답니까?



직업병이라... 저 당시 음반을 사면 들어있던 가사집 속 쿠폰과 팬클럽 가입신청서가 눈에 띄었습니다. 

지금은 mp3로 듣고 싶은 곡만 사는 시절이니 팬과 소통하기 위해 음반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좀 덜하지만, 저 때는 핫한 아이템이었죠. 팬클럽은 아니더라도 각 음반 가사집에 들어있는 신청서에 내 신상을 적어 보내면 가끔 소식지가 날아오곤 했답니다. ^^




김광석님이 직접 쓴 악보. 기타 악보네요. 아 그렇군요. 그렇죠... 김광석님은 늘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오르셨으니까요.



이렇게 말이죠...^^



김광석님과 어울렸던 지인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안치환님과 박학기님은 빠질 수 없겠죠.

김광석을 통해서 그 당시 대중음악계, 음악인들의 과거 등을 알 수 있어 재미있었어요. 추억에도 빠져보고.



누구일까요? 소방차의 정원관일까요? 아닙니다. 작곡가 김형석님이에요. ㅋㅋㅋ

지금과 사뭇다른 젊은 시절! 지금은 거거거물이지만 저 땐 애기애긔 하시네요^^



전시장은 꽤 구성이 잘 되어 있어서 이렇게 김광석 공연 모습을 판테이블처럼 볼 수 있게 해 놓았어요.

아 제가 바꿀 수는 없습니다. 자동으로 돌아가구요.. 노래하는 모습, 그의 노래 가만히 서서 듣고 보는 즐거움이 있네요.




사실 이 날은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2주기였어요.

날이 날이라서인지 '그날들' 앞에서 전 그만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생각이 났기 때문이죠.

살아계셨다면... 아마도 유가족들을 위해 노래 불러주셨을 분인데.

무심코 듣던 가사가 쿡쿡 가슴을 쑤시던 날이었어요.




오랫동안 불교방송에서 DJ를 하셨기에 팬레터와 신청곡엽서를 보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어쩌면 관람객 중에 저 많은 엽서와 편지의 주인공이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김광석님이 앉아 쉬고, 추억을 쌓았던 소파와 그의 컬렉션들입니다. 미술에도 조예가 깊었고, 팝에도 관심이 많았네요.




저 당시에 월수익이.. 음.. 역시 우리랑 클라스가 다른 분. 

그래서 사망이후 막대한 재산과 저작권 때문에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갔죠. 가장 상처 받은 건 가족들이었을 겁니다....





김광석하면 이 그림. 다시부르기 앨범의 김광석 캐리커쳐인데 원본을 볼 수 있어요.

화가가 김광석님 친구인 이창우님이었다네요...



하나같이 사연이 없는 곡들이 없습니다. 

묘비에도 가사가 새겨졌다는 '일어나'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등병의 편지' 등...

몰랐던 이야기들을 보면, 짧은 그러나 내용은 방대한 소설을 읽은 듯 장면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생각보다 PR에도 적극적인 분이었구요^^




궂은 날씨 속인데도 많은 관람객들이... 





1000회 공연, 그리고 그가 만들어 낸 수많은 기록들.




가수라면 누구나 기타치며 하모니카 불 수 있는 지 착각하게 했던 카랑카랑한 하모니카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아요. 저 하모니카도 주인을 그리워 하겠죠.

 


한 면을 가득 채운 그의 친필 악보들.



김광석 기타로 알려진 마틴 M-36

마틴 본사에서 한정판 <김광석 시그니처 마틴 스페셜 에디션>이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애호가들과 팬들한테는 꼭 갖고 싶은 에디션이겠네요. 기알못은 찌그러지고 갑니다. ㅎㅎㅎ




그 와중에 반가운 '나우누리 둥근소리'

요즘 세대는 나우누리가 뭔 지도 모르겠죠? 하하 옛날사람... ㅠㅠ


학생들의 김광석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


좋은데이 소주 로고를 쓰신 캘리그라피스트 최루시아


그리고 이외수 작가.


많은 예술계의 꿈나무와 기둥들이 나서서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김광석님을 모티브로 했네요. 많은 작품중 캘리만큼 김광석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요...



김광석님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찎어줄 사람이 없어서 머뭇머뭇하다가 그냥 돌아섰네요 ^^;





김광석님께 메시지를 남길 수 있어 한 장 써서 붙이고 왔습니다. 



이 가운데 있겠죠? 전시 가실 분은 찾아보세요~ 제 글씨. ㅎㅎ



전시를 마무리하고 나오면 작은 극장이 있어 김광석 공연 영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못보았던 길거리 공연 모습이네요.

저 땐 언제 일까요?


전시는 총 8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01. 젊은 날의 꿈이여 / 02. 나의 노래 / 03. 나른한 오후 / 04. 서른즈음에

05. 1000회 공연, 신화를 쓰다 / 06. 부치지 않은 편지 / 07. 그대가 기억하는 내 모습 / 08. 고리카페


전 '나의 노래'와 '서른 즈음에'가 가장 좋았네요. 

아마 제가 잘 아는 김광석이 있기 떄문일 거예요.



전시를 위해서 바이닐 LP를 한정판으로 팔고 있었어요.

<김광석 다시부르기 ⅠⅡ>가 담긴 2LP 인데, 한정판이라 혹~했으나 우리집엔 턴테이블이 없으므로 마음을 접고 Best CD만 한 장 사들고 왔습니다. 차에서 들으려구요.



정말 김광석님 손글씨인지 모르겠지만 손글씨로 빽뺵히 적힌 가사집이 함께 동봉되어 있구요.

다시부르기 일러스트면 더 좋았겠지만... 아쉬운대로 만족합니다. 


여전히 일찍 떠난 한 천재 음악가가 그립고 아쉬운 밤.

당분간은 김광석에 빠져 살 것 같습니다. 


★ 전시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갤러리 (B1)

★ 전시 기간 : 2016.04.01 ~ 06.26

★ 관람 시간 : 오전 11시 ~ 오후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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