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은 불지옥이라 야외활동을 자제했습니다. 그래도 뭔가 아쉬워 지난 말복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을 다녀왔어요.

아무리 더워도 말복이 지나고 나면 바닷물이 차가워 지기 마련이고, 8월 15일까지는 휴가로 인한 성수기라 8월 16일은 바다로 떠나기 더 없이 좋은 날이지요.


서울에서 가까운 을왕리해수욕장을 두고 굳이 먼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이유는 '바가지요금 없는 해수욕장'이라고 홍보하고 있어서랍니다. 을왕리는 바가지가 너무 심해서 어느 계절을 막론하고 꺼려지는 곳이에요. 

반면 반신반의하며 다녀온 대천해수욕장은 정말 바가지 없는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특히 반려견과 함께 떠난만큼 여행이 위축될 수 밖에 없는데,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추억을 담아왔어요.

당일치기가 아쉬울 정도였죠.


장모치와와 여행대천해수욕장에 도착한 장모치와와 까치의 설레는 표정



1. 바가지 없는 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

정말 바가지가 없을까? 반신반의 했지만 너른 백사장에 원하는 장소에 텐트를 쳐도 누구하나 달려와 텐트 비용을 받지 않습니다.  다른 해수욕장들이 성수기 동안 텐트 설치 비용까지 받는 것 아시죠? 그런 불합리함이 없어 즐거웠습니다. 

다만 백사장 인근 녹지에 설치하는 것은 불법이니 주의 하세요.


너른 백사장 어디에나 자유롭게 그늘막을 칠 수 있으니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다만 배달음식은 에러였어요. 짜장면 두그릇에 만원. 게다가 물놀이하면서 먹기엔 너무 적은 양이라 슬펐답니다.  


스티로폼 그릇에 절반도 채워지지 않은 5천원짜리 짜장면



2. 정찰제 파라솔 대여, 튜브 바람은 유료

약 20-30미터마다 파라솔과 썬베드 대여점이 있었어요. 

파라솔, 썬베드, 평상 등 대여는 모두 1만원 정찰제로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빌릴 수 있었어요. 

강매나 자리제한이 없어서, 파라솔만 빌려 자리를 펴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대여점에서 튜브 바람을 넣을 수 있는데, 작은 튜브는 1천원, 보트같은 큰 튜브는 2~3천원입니다. 

파라솔을 대여하신 분들은 그냥 서비스로 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혹시 귀중품을 들고갔다면 대여점에 있는 유료 사물함(3000원)을 이용하면 됩니다. 

귀중품이 아니라면 파라솔 대여시 상인들이 주욱 상주하며 지켜보기 때문에 조금 안심하시고 해수욕을 즐기셔도 될 거 같아요.




3. 아쉬운 샤워시설

대천해수욕장으로 떠나기 전 공용 샤워시설을 정비했다고 해서 기대감을 안고 갔는데, 일단 저희가 있던 15번 구역에서 너무 멀었구요. 시설이 낙후되었습니다. ㅠㅠ

요금 받는 분 남자분이셔서 여자인 저는 샤워장 입구에 남자분이 있으니 놀랬구요. 13세 미만은 1000원, 그 이상은 2000원인데 세상에, 찬물 샤워였어요!

게다가 탈의실 사물함이 고장이 나서 잠기지가 않더라구요. 지갑을 다 넣어놓고 샤워하러 가려니 불안했답니다. 


공용 샤워장이 모래사장에 위치해 있어 다시 모래가 뭍을 거라 정말 2-3분 대충 모래만 씻어내고 나왔는데 2천원 아까웠어요. 게다가 고장난 샤워기가 많았어요.

주차한 곳으로 오다보니 인근 상점에서 온수샤워를 제공하고 2,000원을 받더라구요. 공용샤워장에 사람이 없는 이유를 알았어요. 이 부분이 옥의 티. 대천해수욕장 내년에는 샤워시설 보강해주세요!


장모치와와 까치가 모래냄새가 좋은지 모래목욕을 했다. 하지만 바다에 들어갔다 나온 나도 모래범벅. 샤워기로 시원하게 씻어내고 싶었는데...



4. 바가지 없이 풍족한 인심, 상인들

대천까지 왔으니 조개구이를 안먹을 수 없겠죠.

바람잡이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흰 주차한 곳 바로 앞 대천횟집으로 갔어요.

보통 무한조개구이를 시키지만, 저는 입짧은 초등학생 1명과 저 뿐이라 그렇게 먹기엔 아까웠거든요.

사장님이 3만원짜리도 충분할 거라고하셔서 들어갔는데...


이게 삼만원이라니. 보이는 게 끝이 아니었다.


3만원짜리 양 좀 보세요. 넉넉하다 못해 남기고 나왔답니다. (남기고 온 것 다음날까지 생각났어요..) 

수조에 오래 담겨 있는 조개들은 짜기만 하고 조개맛이 안나는데, 여긴 조개맛이 깊게 우러나서 좋았답니다. 

식후 산책을 하면서 둘러보니 대부분 친절하시고, 일부 의욕이 넘치는 몇 몇 가게를 빼고 거의 다 유쾌하게 호객하셔서 다른 곳을 가도 거의 비슷할 거 같아요.




5. 반려견과 함께가도 좋은 반려견친화 해수욕장

반려견 천만 시대라죠. 

하지만 아직 반려견과 함께 여행을 떠나려면 거절당하는 일에 익숙해 져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개를 좋아할 수는 없으니까 이해해요. 저희가 더 잘 해야죠. 하지만 이유없이 싫어하고 거부하시면 저희도 상처입거든요.


바다에 처음 들어가 본 초코탄치와와 치치는 바다에 빠지기 싫어 서핑기술을 습득했다.


대천해수욕장에선 그런 일이 없었어요. 

수영을 못하는 저희 강아지들 응원도 해주시고, 튜브위에 앉혀 놓고 같이 두둥실 떠있으면 큰소리 없이 예뻐해 주셨답니다. 그만큼 저희도 반려견이 민폐가 되지 않게 신경을 썼구요.


수영 후 몸을 말리는 치치. 슬개골이 안좋아서 수영을 자주 하려고 해요.


게다가 식당들도 상당수 반려견 동반 취식이 가능했습니다. 

당연히 실외에서 더운 바람을 맞으며 먹어야 하는 거구나 생각했는데, 덥다며 실내에서 같이 먹어도 된다 하시더라구요. 

물론 다른 손님에게 방해되지 않는 자리로 안내 받아 한 번의 헛짖음 없이 조용히 먹고 나왔습니다. 

우리 옆테이블은 저희 개가 계속 나와 있었는데도 개가 있는 지 몰랐다니까요? ㅎㅎ


알고보니 조개먹깨비 까치. 강아지에게 조개는 안좋지만 잘게 썰어 소량을 주는 건 문제 없어요. 염분이 많으니 주의!


저흰 당일치기로 다녀왔지만, 숙소를 정할 때도 반려견 동반 숙박이 되는 곳들이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2박 3일로 다녀오기로 했어요!


저녁이 되자 밀물로 녹지인근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 갑자기 비바람이 불어 걱정했으나 이내 평온해진 대천해수욕장



대천해수욕장의 첫 인상이 너무 좋고, 친절함에 반해서 다음엔 2박 3일 숙박을 잡아서 다시 내려가기로 했어요. 바다에서 재밌게 놀고 조개구이도 먹고, 맥주도 한 잔 해야죠^^ 


서해바다는 조개가 풍성해요. 아들이 찾아서 끼워준 자연이 조각한 조개반지


한여름 성수기 바가지요금이 없으니 내내 즐거웠고, 좋은 기억이 남으니 또 가고 싶어지네요. 이게 진짜 관광지의 자세 아닐까요? 성수기가 아니어도 다시 가고 싶게 만드는 기술!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매우 칭찬합니다^^


번외)

생애 첫 해수욕으로 모든 가족이 뻗은 다음날 우리 가족 모습이에요.


이건 까치가 아니라 나여, 이건 까치가 아니라 나의 모습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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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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