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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0월이면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하나 더, 단통법이 시행된 달이기도 하죠.

작년 10월 단통법이 시행된 후 온라인은 그야말로 비난의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단통법에 대한 각종 패러디와 폐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죠.

심지어 이동통신사만 배불리는 정책이라는 소문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단통법 1년. 우리나라 단말기 유통 시장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무조건 나빠졌다고 보기도, 그렇다고 좋아졌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실 단통법 시행 1년을 바라보면서 제게 떠오른 과거의 정책이 있습니다. 2004년부터 시행된 '대중교통 환승제와 버스 개편'이었어요.



당시 모두들 지랄염병(G,R,Y,B)이라면서 분노했지만 이제 오히려 편리하다고 느껴 전국으로 확대된 제도죠.

저도 당시에 같이 욕했지만, 서울에서 살다가 지방으로 잠시 내려가 환승도 안되고 버스노선 번호로 짐작이 안되는 거리를 이동하다보니 이 제도의 편리함이 부러워지기까지 했습니다. 


단통법, 저도 불만입니다. 기회비용의 상실이라고 할까요?

내가 시간이 있어서 더욱 저렴하게 휴대폰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나라가 뺏어간 느낌. 게다가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면서 가격이 한두푼 합니까?


근데 생각해보니 전... 단통법 이전에도 단 한 번도 소위 뽐뿌의 은총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바쁜 직장인이라 늘 인터넷 모 게시판에 상주할 수도 없었구요, 오프라인 가맹점 여러군데를 둘러봐도 어디 한 군데 특별히 더 저렴한 곳도 없더라구요. 그래서 늘 정가로 구입했었습니다. 근데 왜 난 같이 화를 냈던 걸까요?


그래서 단통법 1년 성과와 과제에 대한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간담회가 있다고 하여 지난 10월 1일 늦은 저녁 선릉역까지 부랴부랴 가서 들어보았습니다. 



(사)한국블로거협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한 <단말기유통법 시행 1년 경과 발표 및 현장토론>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공간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전 1시간 쯤 늦게 도착했는데, 마침 간단한 다과가 끝나고 본 발제가 시작되는 타이밍이더군요.

발제는 미래부 류제명 과장님이 하셨습니다. 



단통법이 시행되었던 배경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뭐 이건 보도자료로 많이 보던 내용이네요. 그래서 불신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결국은 가격을 상향평준화 시킨거잖아 라는 의심의 눈초리로 자료를 넘겨가며 들어봅니다. 



그런데, 데이터를 들이미니..어라? 제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네요.

실상은 그 전이 호구였던 거죠. 소수의 비정상적인 보조금 지원자를 위해 다수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자유경제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참가자들의 비판의 소리가 있었지만, 항공권과 같은 특정 시기에 필요하거나 아니면 충동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과 달리 스마트폰은 생활 필수품목이 되었기에 정보의 비대칭성에 따른 비합리적인 구입구조는 없어져야 하는 거죠.


문득, 위에 적었다시피 타이밍을 맞출 수 없어 정가에 휴대폰을 구매했던 저는 오히려 가맹점들에게 당했던 게 아닌가 혼란스러워 졌습니다. 


또한 단말기 할인 조건으로 비싼 요금제를 일정기간 쓰거나 약정기간을 채워야 하는데, 결국은 지원금이라고 하지만 그 금액만큼 소비자가 다시 요금등으로 오버 납부하고 있었다는 것...

또 가입자들의 40%가 바쁜 일상등을 이유로 1년 정도 처음 요금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오히려 이통사들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렇게 된 배경은 이통사의 비정상적인 사업구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역시 보도자료로 많이 듣던 말.

전세계적으로 이통사의 단말기보조금이 없어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왜냐면 단말기 판매는 제조사가 하고, 이동통신사는 서비스로 승부해야 하는데, 정작 이통사는 단말기 보조금에 마케팅비를 거의 다 쓰고 정작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가격, 부가서비스, 할인 등) 개발에는 무심했던 거죠.


단통법 시행 후 이통사들은 일시적으로 마케팅비가 줄어든 것 같았지만, 결론적으로 그 과정에서 소비사들은 자유롭게 이통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됨으로써(유심카드만 바꾸면 되니까요) 새로운 요금제와 서비스에 대한 개발수요가 생겼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데이터중심 요금제는 이런 배경에서 태어났다네요. 

뭐 이건 단통법 때문이 아니라는 말도 있으나, 결국은 이런 법적, 경제적, 사회적 상황이 맞물려 이통사들이 새로운 요금제를 만들 수 밖에 없었다는 것.



물론, 단통법 시행으로 기존에 휴대폰을 싸게 사던 일부 소비자들은 그런 기회를 상실하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우리가 상위 10%가 90%보다 더 많은 부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과다할인 받는 일부로 인해 전체 이용요금이 오르고 그 마케팅비 보전을 위해 요금도 오르는 이런 악순환은 이제 끊어야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이통사들도 이 기회에 불필요한 단말기 유통 경쟁이 아니라, 휴대폰 선택은 소비자와 제조사에 맡기고 요금할인과 부가서비스 개선에 힘써주면 좋겠습니다. 사실 요금제 아직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제조사들도 이통사와의 관계에 힘쓸 시간에 더 저렴하면서 고성능의 단말기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글로벌 시대에 국내에서 비싸게 판다면 해외에서 사오는 수도 있으니까요.


단적인 예로 단통법 시행 후 아이폰 판매만 더 증가했다고 하죠. 만약 국내 단말기의 품질과 가격이 아이폰만큼 경쟁력이 있었다면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까요? 단통법은 제조사들에게도 큰 과제를 준 것입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죠.


물론, 아직 여러면에서 단통법이 찝찝한 건 사실입니다. 숫자로 보니 유통구조와 서비스 구조가 상당히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숫자 너머의 감성을 정부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이제 겨우 1년. 이통사와 제조사들이 바뀌고 있다니까 1년 더 지켜보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공부를 좀 해야겠네요.


간담회에서 나온 질문들은 가족할인에 비해 데이터중심요금제의 경쟁력이 약한 점, 공시지원금 기간에 대한 문제 등이 나왔습니다. 

미래부에서는 (사)한국블로거협회와 함께 정기적으로 이런 간담회를 펼친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다음 간담회 때 참가해서 날카로운 질문과 토론을 해주세요. 저는 지식이 딸려서 ㅠㅠ


(사)한국블로거협회 페이스북 그룹 > http://me2.do/xcrFYz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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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금빛귤
디지털마케터, 커뮤니케이터, 평생교육사, 낙서쟁이, 콘텐츠제작자, 소셜강사, 워킹맘, 치와와집사 gyulcom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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