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빈이에게, 한중일 공용한자 800자를 시작하며

엄마는 수학도 못하고, 영어도 못해.

하지만 남들보다 한자는 조금 더 안단다. 그나마도 많이 잊어버렸지만.

곧 초등학교에 올라갈 너는 과학책만 열심히 읽는구나.

과학을 하든, 국어를 하든 한자를 알면 큰 도움이 된다는 거 아니?

뜻 문자인 한자는 한 글자 한 글자 익히는게 무척 힘들지만 익히고 나면 몇 단어 만으로도 길고 긴 글을 함축하여 쓸 수 있단다.

아시아권에서는 한자는 영어만큼이나 중요한 글자란다. 

물론 우리 한글이 가장 과학적인 글자인 건 분명하지만, 글자가 아닌 단어는 사실 한자어에서 온 경우가 많아.

엄마는 네가 남들보다 뛰어나기를 바라지도, 남들보다 잘 나기를 바라지는 않는단다.

해줄 수 있는게 한정되어 있고, 어쩌면 남들보다 못 해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 늘 미안할 뿐이지.

그래서 엄마가 할 수 있는 것에서 최선을 다 해볼게.

짬짬이 한·중·일 공용한자 800자를 그림으로 그려 네게 알려줄게.

지금은 네가 엄마의 이 글을 볼 수 없을지 몰라도 조만간 엄마의 블로그를 보며 만화책 읽듯 그렇게 한자를 익혀갔으면 한단다.

사랑한다, 아들. 

- 2014.6.24. 빈이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

※한중일 공용한자란?

한중일 30인회가 아시아 공유가치를 확산하고 세 나라가 미래의 교류를 보다 활성화하자는 인식에서, 공통의 상용한자 800자를 선정해 2013년 7월 8일 발표한 것.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중국의 인민대, 일본의 쿄토대가 중심이 되어 중국의 상용한자 2,500자와 일본의 교육용 기초한자1006자 중
겹치는 995개를 뽑아냈고 이를 한국의 기본한자 1800자와 대조해서 최종적으로 공통 상용한자 800자를 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