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도 내리고, 입동이 지난 요즘 날씨엔 따뜻하고 달콤한 차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매년 겨울마다 볼 수 있는 미떼 코코아 광고가 시작되면 "아! 이제 코코아의 시즌이구나."라며 찬장에 코코아를 채우곤 하죠. 일종의 월동준비라고 할까요?
하지만 올 해는 미리 준비해둔 덕분에 코코아를 조금 일찍 개시했습니다. 지난 번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구입한 공정무역 아름다운 커피의 이퀄 페루 코코아 가 있기 때문이죠.
이퀄 코코아를 구입한 후, 문득 페루가 코코아가 유명한가? 싶어서 조금 찾아 보았는데요, 구글링을 통해 확인해 본 페루 코코아는 왠지 단순한 공정무역 제품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페루는 예전부터 마약 코카인 재배와 밀매로 악명 높은 지역이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국민들의 삶도 피폐했겠죠. 코코아 재배도 하고 있었지만 주목할만한 생산국은 아니었는데, 2009년 <샬롱 뒤 쇼콜라>에서 영광스러운 '최고의 향기'로 페루 북부에 있는 작은 마을인 토카체의 카카오 원두가 선정되면서 전기를 마련합니다.
처음에는 불법이지만 당장 돈이 되는 코카인 재배를 하던 농가들이 이후 하나 둘 카카오 재배로 전환하면서 페루는 현재 세계적인 카카오 재배지가 되었다고 하네요. 정부에서도 카카오 재배로의 전환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이야기 합니다. 전세계 어디서도 허용되는 합법적인 마약이 카페인이라구요. 카페인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저는 그럼 마약 중독자 일까요? ^^; 어쨌든 마약이 아닌 향기로 전세계를 행복하게 만드는 카카오 재배가 확산되고 있는 페루. 그 페루에서 생산된 공정무역 코코아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희망의 스토리를 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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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퀄 페루 코코아는 패키지 디자인이 상큼합니다. 아이의 표정같은 낱개 포장 디자인이 휴대용으로 들고 다녀도 손색없을 정도입니다.
1box에 20g 씩 10개가 들어있는데요, 한 봉지당 80kcal이라고 하는 군요... 하지만 우유의 양에 따라 그 칼로리는 달라질 것이므로. 흠흠!
성분 구성은 코코아분말 41%(페루산),원당 59%(파라과이산) 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당분이 59%면 상당히 달 것 같지만 마셔보면 단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요. 그렇다면 다른 코코아들은 당분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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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퀄 코코아를 완벽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페루코코아 1스틱에, 소량의 뜨거운 물과 1팩이 살짝 안되는 양의 따뜻한 우유가 필요합니다. 전 아이스코코아보다는 '핫초코'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뜨겁게 마시는 버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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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우유를 데우는 동안 뒤여운 이퀄 페루 코코아와 인사 한 컷. 요즘은 패키지 포장에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이 유행인가봐요~ 너무 귀여운 포장은 거부감이지만, 코코아는 왠지 '귀염귀염'하고 아기가 된 듯한 기분으로 마셔줘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지라 패키지 디자인이 참 잘 빠졌다고 생각하네요. 직업병인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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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으로 들고 다니면 어떤 컵과도 잘 어울릴 듯한 코코아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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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날 마시면 온 우주가 나서서 널 따뜻하게 해 줄 거야. 어떻게 아냐고? 전체를 다 마시면 그런 기운이 느껴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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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퀄 페루 코코아는 시중 코코아보다 색이 옅어요. 사실 조금 진한 모래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첨가물이 없기 때문에 이런 황토색이 난다는데, 정말 흙이 아닐까 의심스러운 거친 질감과 흐린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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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흙을 담아온 것 아닙니다. 분명히 이퀄 페루 코코아 맞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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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코코아를 부드럽게 만들어줄 하루우유. 친구네 냉장고에서 유통기한에 임박해지고 있어서 구출...(이라고 쓰고 무전취식이라고 읽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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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지에 통째로 돌려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이쿨 페루코코아에 붓습니다. 또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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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잘 녹지가 않네요. 시중에서 파는 코코아들도 사실 스르륵 녹는 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휘저어 봅니다. 우유가 덜 따뜻해서인지 코코아 특유의 거품이 안생기네요.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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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어서 잘 녹지 않는 코코아 입자들. 색도 우리가 흔히 아는 그런 초콜릿색이 아니에요.
그래서 사실 좀 당황했습니다. 향도 진하지가 않아요.
우린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인공향과 첨가물에 노출되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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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은 옅지만 역하지 않고 부드러운 향입니다. 손이... 무척 거칠어 보이게 나왔네요. ㅠ_ㅠ
맛도 솔직히 연하고 단맛보다는 씁쓸함이 강한 편이긴 합니다. 드림카카오 56정도의 씁쓸함이에요. 원당 59%가 이 정도라면 시중의 코코아들은 설탕 덩어리일 것 같네요. 건강한 맛이지만 핫초코 특유의 단맛을 기대하신다면 시럽을 더 첨가하시거나 설탕을 넣으셔야할 것 같아요.
부드럽긴하지만 강한 맛은 아닙니다.
솔직히 전 단 음료를 좋아하지 않지만, 핫초코를 마실 때는 몸이 피곤해서 당분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라 이퀄 페루 코코아는 어중간한 느낌이네요. 다크초콜릿이라면 차라리 더 씁쓸한 게 좋을 것 같고, 핫초코 포지션이면 좀 더 진하고 단 게 좋겠습니다.
상품 설명에는 더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향이 역하지 않고 기분 좋을 정도의 부드러운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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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면서 다시한 잔 더 타왔습니다. 컵 바닥에 좀 굵은 입자들이 제법 남았는데, 향이 좋습니다. 시중의 미떼나 스위스미스보다 진한 향이 남긴 하네요. 근데 정작 마실 때는 그 향이 진하게 나지 않는 건 첨가물이 없어서겠죠?
아이들에게 좋은 음료를 주고 싶은 부모님들이라면 괜찮다고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저 처럼 '단 걸 먹을 때는 불량스럽게'라는 생각이 있다면 약간은 실망스러우실 지도 몰라요. 불량스러운 맛은 없거든요. FM 모범생 같은 맛이랄까.
그럼 올 겨울에도 달콤달콤하고 따뜻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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